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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2월, 역대 최고의 인터뷰를 경험했다

N사와의 1차 면접 날, 솔직히 설렜다.

원래 내가 하고 싶은 일이 뭐였던지 간에, 해당 브랜드 파워가 주는 만족감은 엄청났다.


코로나 시국이었기에 비대면 면접이었다.

디렉터급 남자 두 분, 나와 나이가 비슷해 보이는 여자 한 분이 앉아계셨다.


TV로 줌 연결했는지 방 전체가 보이는 뷰였고, 뒷벽에 보이는 N사의 로고가 더럽게 멋져 보였다.

인터뷰가 시작됐는데, 왜 그런 느낌 있지 않나, 몇 마디만 해봐도 그 사람의 퀄리티가 바로 보이는 그런 느낌 - 아주 나이스한 사람들이었다.


나의 뇌는 바로 일반화를 시작했다, 역시 일류 기업 사람들은 다 이런가 보구먼!

그 중 특히 말이 잘 통하고 내 말에 호응을 잘해주시던 남자분이 계셨다 (몇 달 후 나의 팀장님이 되심).


그분과의 대화는 거의 감동 수준이었다.

지원을 많이 하고 면접도 많이 보다 보니, 무례한 사람들을 정말 많이 마주했다.


내가 죄를 지어서 여기 앉아있는 것도 아닌데... 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사람들도 많았고, 난 그 회사들의 이미지를 아직도 안 좋게 간직하고 있다 (내 돈 주고 그 회사들 제품 구매할일은 없다).


그분은 내 말에 격한 호응과 함께, 작은 칭찬도 해주셨던 걸로 기억한다.

이거 무슨 몰래카메라인가 하는 생각과 함께 1차 인터뷰는 끝났고 난 2차 최종 면접 진출을 확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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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9살의 나의 상상력은 N사 파견직으로 입사, 똑똑하고 나이스한 사람들과의 업무를 통해 능력의 급상승을 이뤄 정규직 오퍼를 받아 오래오래 그 회사에서 일하는 나를 이미 머릿속에서 만들어 냈다.


내가 하고 싶은 일이 있다고 떠들고 다니던 알량한 가오는 대기업 앞에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다.

나는 2차 면접까지 무사히 통과하고 (나를 특히 잘 봐주셨던 그분은 2차에서는 거의 프러포즈 할 기세였다), 쥐꼬리만 한 연봉에도 브랜드 파워에 눈이 멀어 파견 계약직으로 입사했다.


내 인생의 3번째 입사였다.


KakaoTalk_20250610_140023417.png?type=w966 첫 출근 날 대기업 뽕에 차서 찍은 한 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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