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4월 두 번째, 나는 회사에 맞는 사람인가

권고사직으로 인한 퇴사는 5월 초였지만, 남은 휴가가 몇 개 남아 4월 말이 마지막 출근이었다.

컴퓨터 등 반납할 것을 대충 던져 놓고 오피스를 나왔다.


여기랑은 정말 끝이다.


진정한 FA가 된 후 혼자 짧게 여행을 갔다.

원래는 무언가를 깊이 생각하는 편은 아닌데, 이번엔 확실한 안건이 있었다.


나는 회사와 맞는 사람인가.


이 안건은 이번 해고 사태와 아무 관련이 없다. 미장처럼 내 커리어를 좀 장기적으로 보고 싶었다.

또한 회사 생활이 '헬이네, 탈출이 답이네' 라는 말을 하기 위한 빌드업은 더욱더 아니다.

그냥 내 얘기다.


1.내 것을 진취적으로 해보고 싶었다.

회사에 다니면서, 우리 회사, 팀의 성과에 자랑스러워 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었다.

회사 이름 달고 다 갖춰진 상태기도 하고 - 결정적으로 '내 회사, 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6년간의 회사 생활 중에, 아주 작은 프로젝트를 혼자 해서 반년 동안 꽤 유의미한 결과를 만든 적이 있다.

아무도 관심이 없었지만, 난 그게 너무 재밌었다.


2.회사 밖에서 더 칭찬을 많이 받았다.

난 회사에 다니면서도 다른 짓을 많이 했다 (솔직히 회사원으로서 바람직한 모습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ㅋㅋ).

영어 회화를 가르쳤는데, 수업이 너무 재밌고 도움이 된다고 했다.

지금처럼 글을 꾸준히 썼는데, 생판 모르는 남들이 재밌다고 구독하고 그랬다 (그땐 영화, 뮤지컬 관련 리뷰였다).

나는 회사에서 일하면서 이 정도의 칭찬을 받아본 적 거의 없다.


3.남들의 피드백이 있었다.

내가 거쳤던 회사 중 하나의 매니저가 그의 부하 직원인 나에게 진심으로 해준 말이 하나 있다.



성민아, 너는 좀 창의적인 일을 해봐.


한 명 더, 대학 졸업 후 취업 컨설팅을 몇 주간 받은 적이 있다.

그 당시 코치님이 마지막 날 나에게 이렇게 말했다.



성민씨, 근데 회사 생활해 보시고 본인 일을 해보세요. 내가 보니까 성향이 그쪽이 맞을 거 같아.


그때는 뭔 X소리야~ 라고만 생각했지만, 4~5년이 지나고 갑자기 그 말들이 떠올랐다.


4.40대에 무참하게 잘려 나간 선배들을 너무 많이 봤다.

나는 운 좋게 커리어 내내 큰 회사에서 일하면서 갑의 위치에서 사회생활을 수년간 한 사람들과 일했다.

그 잘난 사람들은 40대부터 회사에서의 미래를 고민하다가, 몇 년 후 소리 소문 없이 회사를 떠났다.

그들의 상실감은 이해하나, 그 중 몇몇은 "내가 여기 출신인데 나가서 아무거나 할 순 없지 뉘앙스의 말을 했다.

나는 정말로 그 사람들처럼 되고 싶지 않았다.


스스로 위의 이유를 명확하게 깨닫고 있었으나, 매달 정해진 날짜에 꼬박꼬박 찍히는 월급의 힘은 마치 펜타닐 이상 가는 중독성이 있다.

이 한 가지 이유가 여행 중에도 계속 회사에 지원하고, 헤드헌터의 연락을 성실하게 받게 했다.


회사를 몇 년 더 다녀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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