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3월, 뭔가 쎄하다

무념무상으로 입사하기로 한 그 회사, 생각보다 돈을 많이 줘서 놀랐던 그곳.

첫 출근 언제 할 수 있냐고 묻길래 최대한 빨리 출근하겠다고 했다 - 난 거지였으니까.


꽃샘추위가 기승을 부리던 날, 삼성동에 있는 오피스로 첫 출근 완료.

꽤 인지도가 있는 회사였음에도 공유 오피스의 10평 남짓한 공간이어서 놀랐다.


인사팀을 만나 그 이유를 물어보니, 하이브리드 근무 중이란다.

일주일에 하루만 나오면 된다고...


와, 그냥 아무 데나 온 건데 돈도 많이 주고 근무 환경까지 이게 뭔 일이야?


이런저런 설명을 듣고, 계약서에 사인을 했다.

그리고 팀원들을 만났다.

나이 차이가 좀 나는 남자 하나, 여자 하나.

나름 트렌디한 회사만 다녀서 평균 연령이 낮은 곳에만 있다가 그런 어른(?)들과 일하는 건 처음이었지만, 사람을 겉보기로만 판단하면 안 된다.

그리고 어차피 영혼 빼놓고 돈만 벌려고 온 곳 아닌가, 그 사람들이 어떤 사람이든 상관이 없었다.


근데, 몇 주가 지나자 그 중에 남자 팀장의 본 모습이 나오기 시작했다.

한마디로, 정말 유치함의 끝이랄까. 나이만 먹었다고 어른은 아니다의 표본을 보여주는 사람이었다.


그의 주옥같던 멘트들.




나 같이 담배 피워줄 사람이 없어서 그런데 같이 가줘~

나 심복이 필요한데, 너는 어느 편이야?.



+코딱지만 한 회사 내에서 몇 없는 회사 동료들을 향한 도를 지나치는 뒷담화들은 덤.


이야.

본 지 얼마나 됐다고 이럴 수가 있는 건지?

그 사람은 회사에 일하러 온 게 아니라, 마치 소꿉놀이하러 온 사람 같았다.

미생같은 데에서나 보던 요런 빌런을 직접 마주했다 - 내가 이때까지 운이 지독하게 좋았던 거구나.


꿈이고 적성이고 다 포기하고 돈만 보고 온 돈미새를 벌하기 위한 신의 형벌인가.

운도 지지리도 없지.


그래도 주 1회만 보면 되니까 최대한 버텨볼까.

그러기엔, 내 창창한 30대의 시간이 너무 아까운 거 아닌가.

여기 진득하게 다니면서 나가서 할 사업 구상해야 하는데, 바로 퇴사할 순 없는데...


나 아무래도 X된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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