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4월, 무조건 버티는 게 맞아?

유치한 뒷담, 가스라이팅, 사람들의 미성숙함 등등이 버무려졌던 그곳.

살면서 몸담았던 조직 중에 최악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하고 있던 그때 이곳에 취업을 시켜준 (?) 헤드헌터에게 연락이 왔다.




잘 다니고 계시죠? 감사해서 가볍게 저녁 식사 대접해 드리고 싶어서 그런데 시간 언제 괜찮으세요?



내가 뭘 했다고 이렇게까지?

솔직히 말하면, 이런 최악의 곳을 무지성으로 좋을 거라고만 홍보했던 그가 조금은 원망스러운 마음도 있었다.

마치, 악의 구렁텅이 밀어 넣은 사람처럼 보였다.


며칠 후 한 돌문어 집에서 그를 만났다 (난 그렇게 비싼 문어가 있는지도 몰랐다, 맛도 기가 막혔다).

나이가 작은 삼촌뻘 되는 분이셨다.

자신의 이 헤드헌팅 사의 대표고, 이 업계에서 오랫동안 살아남아서 꽤 탄탄한 기업이 되었다는 말도 덧붙였다.


술이 한 두잔 들어가니 그는 이렇게 말했다.




사실 제 딸이 최근에 유학 가서 경제적으로 부담이 됐는데, 성민 씨가 이번에 입사해 줘서 큰 도움이 됐어요.



나도 모르게 한 사람의 인생에 도움을 줬다니.

퍽 감동이었지만, 부담도 됐다.

내가 알기론 입사한 지 6개월이 지나야 헤드헌터들은 기업으로부터 자신들의 몫을 100퍼센트 받을 수 있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의 돌문어는 180일 이상은 버텨 달라는 뇌물 같은 거였나.


30살 가까이 차이 나는 분이 연신 감사하다고 하는데, 아무리 대문자 T라도 기계가 아닌 이상 약간의 동요는 있었다.

하지만, 이 회사는 진짜 너무 별로인데 진짜 어떻게 하지...


돈 많이 주고, 재택 근무하는 거 말고는 장점이 단 하나도 없다는 게 나의 한 달간의 소감이었다.

군대도 몸 편한 후방이 부조리가 넘쳐난다, 딱 그런 느낌.

대부분의 직원은 근속 연수가 길었는데, 딱 이런 분위기에 안주하는 사람들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배울 점이 단 한 개도 없는 어른들).



그때도 사이드 잡처럼 개인 영어 과외를 3탕 정도 뛰고 있었는데, 그거 할 때는 역시 참 재밌었다.

이젠 다른 회사로의 이직이 아니라 아예 다른 길로 가보고 싶었다, 바로 이 길로 말이다.


슬슬 다음 날 회사 가는 게 큰 스트레스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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