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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Mar 27. 2024

《팔레스타인의 저항》, 그들의 불꽃을 기억하며

<루카치와 함께 하는 밤>

별이 빛나는 창공을 보고, 갈 수가 있고 또 가야만 하는 길의 지도를 읽을 수 있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그리고 별빛이 그 길을 훤히 밝혀주던 시대는 얼마나 행복했던가? 이런 시대에서 모든 것은 새로우면서 친숙하며, 또 모험으로 가득 차 있으면서도 결국은 자신의 소유로 되는 것이다. 그리고 세계는 무한히 광대하지만 마치 자기 집에 있는 것처럼 아늑한데, 왜냐하면 영혼 속에서 타오르고 있는 불꽃은 별들이 발하고 있는 빛과 본질적으로 동일하기 때문이다.

-소설의 이론

 도시의 백색 공해에 묻혀 별빛이 흐려지는 시대, 신도시에서 볼 수 없는 별빛이 그립다. 거리의 형광등과 네온 사인이 찬란하게 빛추는 도시에서, 별빛과 달빛 그리고 반딧불이처럼 은은하게 빛나되, 결코 꺼지지 않는 불빛들은 잊혀지기 쉽다. 그럴 때 마다 루카치는 《소설의 이론》의 서문을 읽는다. 가본 적이 없기에, 가진 적도 없고, 경험된 적 없는 고향에서 빛나는 푸른 불꽃을 상상한다. 그 불꽂은 곧 영혼 속에서 타고 있는 불꽃이라고 믿으며, 하늘에는 지도가 그려져 있다고 믿는다. 그 길은 인간 해방의 길이고, 그 길을 안내하는 것은 창공 위에 떠있는 별빛일 것이며, 그 별은 앞서간 투사들의 지도를 받으며 빛을 발산하고 있다고 믿는다. 팔레스타인의 투사들의 불꽃은 인류해방의 불꽃 중 가장 활발하게 타오르는 불꽃이고, 나는 그 불꽃과 동일한 불꽃을 내기 위해 싸운다. 끝끝내 실려갈 때 까지.

필립 마플릿의 저서 《팔레스타인의 저항》은 팔레스타인 땅을 잔잔하게 빛췄던 불꽃들에 관한 연대기이다. 제1차, 2차 인티파다 속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해방의 불꽂을 주목한다. 바슐라르가 말했던 프로메테우스의 불처럼, 타오르는 이글거리는 화염을...! 읽자, 읽자, 끝끝내 싸우기 위하여!

#팔레스타인의저항 #루카치 #소설의이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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