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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Jul 15. 2024

삶의 의미는 신앙으로부터 온다.

톨스토이 《고백록》

삶의 의미는 신앙으로부터 온다, 톨스토이 <고백록>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괴테, 단테 등 인류 문학사에 빛나는 대문호들은 작가를 초월한 위대한 사상가이다. 문학의 범주를 뚫고 빛나는 그들의 사상은 성좌가 되어 독자에게 길을 빛춰주고, 독자는 그 텍스트의 세례를 입어 가야할 길을 걸어갈 수 있다. 톨스토이의 명성을 찬양하기 가장 적절한 말은 로쟈 이현우 작가가 썻던 말이 생각나는데, "소설가로서 톨스토이는 신이다"  라고 말하던 그의 칭송은 전혀 과장되어 있지 않다고 생각한다. 소설 중 최고의 소설이라고 불리는 <안나 카레리나> , 소설 이상을 보여준 <전쟁과 평화> 처럼, 소설가로서 톨스토이는 소설 이상의 것을 담아내는 인류사에 특출난 이야기꾼이다.  동시대에 살던 또 다른 천재 소설가 도스토옙스키가 나와 타인의 관계를 묘사하는데 탁월하다고 한다면, 톨스토이는 '자아'에 대해 가장 많이 고민하고, 문학으로서 가장 깊게 도달한 작가라고 할 만하다. 톨스토이의 자전적 에세이인 <고백록>은 톨스토이가 소설(정확히 말해 가상의 이야기)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깊게 자신에 대한 고백과 나아가 삶의 의미를 성찰한다.

 

 이 글을 쓰기 시작한 무렵 톨스토이는 삶의 의미를 방황하고 있다.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리나>등 명작을 완성시킨 톨스토스의 중년은 그리 만족스럽지 못 했다. 더 이상 부, 명성, 가정생활 등에 만족하지 못 하며 인생 전반에 대해 회의했고, 우을증과 죽음의 공포에 빠져 방황하게 되었다. 그런 실존적 방황을 하던 톨스토이의 영혼을 빛추기 위해 쓴 글이 바로 <고백록>이다. 그는 <고백록>을 통해 영혼의 방황을 솔직하게 기록한다.



나의 삶은 멈추었다. 나는 숨 쉬고, 먹고, 마시고 잠을 잘 수 있었다. 숨을 쉬지 않을 수 없었고, 먹지 않을 수 없었다. 또 마시지 않을 수 없었고, 잠을 자지 않을 수 었었다. 하지만 삶은 없었다.



바로 이 점이 무서웠다. 나는 이 공포에서 벗어나기 위해 자살하고 싶었다. 나는 나를 기다리고 있는 것 앞에서 공포를 느꼈고, 내가 처한 상황보다 이 공포가 더 무섭다는 것을 알았다.



톨스토이는 사실 너무나 밝은 곳에서 살았다. 너무 밝은 곳이 천재를 어둠으로 숨게 한 것일까?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나, 돈도 많고, 연애 경력도 화려했다. 특히  소설가로서 러시아를 넘어 유럽에서 칭송받으며 화려한 명성을 얻었지만, 그는 결국 자신의 욕구가 채워지지 않음을 말한다. 그러면서 삶의 의문에 대한  답을 찾는다. 그러면서 그 의미를 찾아갈 때 느끼는 기분을 마치 '나는 숲속에서 길을 잃은 사람과 완전히 똑같은 기분을 느꼈다."라고 말한다. 톨스토이는 글을 통해 자신을 기만할 필요없으며, 모든 것은 헛된 허무주의에 빠지기도 했지만 결국은 삶의 유일한 의미를 찾는다. 바로 신앙심이다.



모든 인간은 신의 뜻에따라 이 세상에 태어났다.  신은 모든 인간이 자신의 영혼을 파괴할 수 있고 구원할 수도 있게 인간을 창조했다. 인간의 삶의 목적은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는 것이다. 자신의 영혼을 구원하려면 신의 뜻에 따라 살아야만 한다. 신의 뜻에 따라 살려면 삶의 모든 향락을 거부하고, 겸손한 자세로 일하면서 인내하고 자비로워야 한다.



 톨스토이에게 살아가는 것은 곧 신을 아는 것이며, 신은 곧 삶이다. 그래서 당시 교회를 비판하며, 민중의 삶과 신앙에서 삶의 의미를 찾으라고 말한다. 톨스토이의 <고백>의 핵심은 이것이다. 톨스토이가 강조하는 것은 경전으로부터 나오는 신앙심이 아니라, 일하는 민중의 삶으로부터 나오는 믿음이야 말로 진정으로 경배의 가치이다. 즉, 톨스토이가 말하는 신앙심은 피와 땀 흘리며 살아가는 민중에 대한 사랑이다. 얆지만 결코 가볍지 않은 톨스토이의 영혼이 써낸 고백은 만물을 물화시키는 자본주의 사회에 살아가는 만인에게 깊은 교훈을 준다. 물화되지 않는 성스러운 종교적 제의, 그것은 톨스토이가 말한 신앙심이다.



한편  나에게 톨스토이가 말한 신앙심은 무신론적 신앙심이고, 이것은 신념 정도로 바꿔말할 수 있다. 톨스토이의 단편 소설을 하나 빌려 말하자면,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신념'으로 산다. 그 신념은 무엇인가? 인류에 대한 사랑이다. 톨스토이의 신앙심이 있다면, 변증법적 유물론자인 나에게는 인류 해방이라는 불멸의 믿음이 있다. 나는 그것으로 살아왔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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