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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Aug 21. 2024

창작과 비평에 관하여

창작과 비평에 관하여


*발제문 요약


창작과 비평, 줄여서 창비라고 불리는 이 출판사는 한국 문학계와 출판계, 나아가 정치권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는 출판사입니다. 출판사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곳 중 한 곳이고, 한국 문학계, 특히  진보문학을 주도해 온 곳인 만큼 정치권에도 영향을 미치며, 오늘날 한국사회를 이해하는데 필수적인 곳이기도 합니다.


백낙청과 창비의 역사

창작과 비평은 문예지인 <창작과 비평>이 66년부터 나온 오랜 전통의 출판사입니다. 창비를 논할 때, 창립자이자 명예편집자이기도 한 백낙청 명예교수를 언급해야 합니다. 1938년생인 백낙청 교수는 하버드대학교 영문학과에 진학한 독보적인 문학 천재로, 고등학생 때 이미 UN에서 연설을 할 정도로, 문학자가 아니더라 한국 사회에 뛰어난 발자취를 남길 법한 인물이었습니다. 하버드에서 박사 과정을 밟던 중 서울대 영문과에 자리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귀국해 전임강사 자리를 거쳐 영문과 교수가 됩니다. 27살의 나이에 문우 출판사 한편을 빌어 창작과 비평 1호를 펴냈습니다. 전설의 시작은 다소 초라했죠. 당시 문학계는 우익들이 지배하고 있었습니다. 순수문학을 가장한 <문예>와 <현대문학>이 대표적이었죠.  그렇지만 백낙청은 순수문학을 가장한 지배계급의 프로파간다로 이용되는 한국문학의 비루한 모습에 한계를 느꼈습니다. 그래서 한국문학의 토대를 세우기 위해 이론에 몰두한 문예지이자, 일종의 사회운동으로서 성립된 것이 창작과 비평입니다. 세계문학에 대한 이해로는 백낙청을 따라갈만한 인물이 없었지만, 국문학에 대한 이해는 그다지 없었고 무엇보다도 비평을 하기 위한 창작이 곤궁했었는데, 이는 서울대 전설의 60학번이라고 불리는 라인업이 등장하며 라이벌인 문학과 지성사와 비교되었죠. 김현과 김병익을 필두로 한 이들은 김승옥, 이청준, 이문구 등이 한국 문학의 르네상스를 형성합니다. 창비는 뒤늦게나마

황석영, 송기원, 현기영을 통해 해결하며 국문학의 양대축으로 자리 잡습니다. 그렇지만 79년부터 정부의 탄압을 받았으며, 전두환이 집권하며 폐간되기도 했습니다. 그렇지만 백낙청은 실천문학이란 잡지에서 활동하며 문학을 문학 이상의 것으로 만들고 싶었으며, 그렇기에 문학의 현실 참여를 더욱 독려했죠. 이후 민주화가 되었고, 창비와 백낙청의 지위 역시 상승했습니다. 명실상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출판사가 되었으며, 정치권과 결탁한 덕분에 직간접적인 지원을 많이 받으며 덕분에 문학계를 주도하고 있습니다.


창비의 작품들

창비의 시작이 문예지 <창작과 비평>으로 시작됩니다. 초기에는 비평에 비해 창작은 저조했지만, 오늘날에는 가장 대표적인 문학 계간지로서 문학흐름을 좌우하는 역할을 합니다. 신인들의 작품뿐 아니라, 여러 유명한 진보적 교수들의 글을 싣고 정치적 쟁점이 있으면 명예편집자인 백낙청 교수가 직접 글을 쓰고는 합니다. 무엇보다 이 글을 통해 한국 정치판이 흘러가기도 합니다.

그 외 매년 만해문학상, 백석문학상, 신동엽문학상을 주관하여 수상하기도 합니다.

또한 창비 시선집 역시 중요한데요, 1974년 신경림의 《농무》를 필두로 500권이 넘는 시선집을 발간했습니다. 리얼리즘적, 진보적, 참여적 시를 통해 한국 시단의 진보화를 이뤄냈습니다. 다만 2000년대 이후 과거의 민중문학과는 거리가 있고, 사실상 문지의 시와 뚜렷하게 구분되지 않을 정도로 색채가 옅어졌습니다. 그래도 황인찬, 안희연, 최지인 등 젊은 시인의 역시 시선집을 꾸준히 발간하고 있습니다. 그 외 문학동네나 민음사에 비하면 다소 뒤늦게 출발했지만 문학전집 역시 발간합니다.


대표작으로는 청소년문학 아몬드, 강아지똥,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 순이삼촌 등이 있고 해외에서 주목받은 채식주의자와 철도원 삼대 역시 창비가 발간한 책입니다.


창비의 흐름


창비의 인지도는 한국 출판 시장 중 독보적이지만, 매출은 문학동네, 시공사, 북이십일에는 미치지 못합니다. 그 이유는 자기 계발서와 대중서적을 펴내는 출판사들과 달리, 아직까지도 돈이 안 되는 문학과 인문학에 투자를 하고 있죠. 물론, 과거와 달리 자기 계발서에도 투자하기도 하나, 여전히 문학에서의 비중 역시 높습니다.


창비, 시작은 초라했지만 문학 출판사를 넘어 한국을 대표하는 출판사가 되었고, 출판사의 사회적 영향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지 출판사 잘 팔리는 책을 파는 것이 아니라, 책을 팔아 사회의 흐름을 바꾸려고 했다는 점에서 주목할 가치가 있는 출판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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