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꿈꾸는 곰돌이 Aug 29. 2023

국방부의 홍범도 흉상 철거는 역사 공격의 일환이다

노골적으로 변하는 윤석열 정부의 역사관

홍범도 흉상 철거 논란윤석열 정부의 사악한 역사 공격    

 국방부가 육군사관학교 앞에 전시된 홍범도 외 5명의 독립 유공자의 흉상을 철거하겠다고 한다. 이후 추가로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에 있는 홍범도 흉상 또한 철거하고 백선엽 흉상을 갖다두겠다고 말한다. 국방부가 여기서 가장 중점적으로 공격하는 인물은 홍범도 장군이다. 홍범도가 과거 소련 공산당에 가입한 적이 있다는 이유로 자유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고 말한다.     

 민주당 및 진보 정당은 육사의 결정을 강렬하게 비판한다. 심지어 유승민과 이준석 같은 반윤 우파들도 국방부를 비판하고 이종찬 광복회 회장(이번에 철거되는 이회영의 손자이지만 윤석열을 지지했다)도 노발대발한 상태이다. 좌우간에 이번 결정을 비판하는 주된 이유는 군대의 엘리트 장교를 육성하는 육군 사관학교에 독립군의 흉상을 철거함으로써 정통성을 흐린다는 것이다. 특히 3.1절과 광복절날 망언에 뒤를 잇는 친일(친제국주의적 행보를 위한) 행보의 연속상에 있다는 점에서 윤석열 정부의 역사관을 비판한다. "독립운동에 좌우가 어딨냐" 혹은 "홍범도가 공산당에 가입했지만 독립을 위해서였으며 북한에 합류한 것도 아니다"라는 말을 한다.          


운석열 정부의 계속된 친일반공적 행보

 윤석열 정부는 노골적으로 친일반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뉴라이트적인 인물을 측근으로 등용하며, 극우단체 자유총연맹에 가서 축사를 하거나, 공산전체주의라는 듣도 보도 못한 신조어를 창시해가며 반공주의를 강화한다. 이러한 뉴라이트적 행보의 핵심은 바로 한미일 동맹 강화를 위해서이다. 이런 흐름은 윤석열 정부에게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박근혜도, 심지어 (말로는 죽창가를 외치며 반일을 표방할지라도) 문재인 정부도 한미일 동맹 강화해왔다. 그러나 대놓고 윤석열 정부처럼 노골적인 친일반공적 행보를 보이지 않았다. 애초에 홍범도 흉상을 설치한 것도 박근혜 정부였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홍범도 유해를 송환했다. 그러면서도 둘 다 미제국주의에 동조하였다는 공통점이 있다. 윤석열 정부는 이들에 비해 확실히 한 발 짝 더 나아간 강경한 우익적 역사관을 보여준다. 일본과의 협력을 위해 과거 독립 운동마저 부정하려는 것이다. 

 이에 논란이 일자, 홍범도만 철거를 하겠다며 변경했다. 특히 홍범도가 과거 소련 공산당에 가입하여 레닌에게 권총을 하사받았다며 홍범도를 사악한 공산전체주의자로 매도하려고 한다. 이러한 홍범도에 대한 공격은 친일제국주의적이며, 공산당과 조금이라도 엮이면 좌파 빨갱이로 매도하려는 메카시즘의 일환이다.      


국가란 화해 불가능한 계급대립의 산물

 대다수의 사람들이 오해하는 것을 바로 잡고자 한다. 대한민국의 건국 정신이 어떻든 자본주의 국가란 화해 불가능한 계급대립의 산물이다. 레닌의 <국가와 혁명>으로 대표되는 고전 마르크스주의의 국가관에서 국가란 선하고 중립적이고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결국 지배자들의 통치 도구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 자본주의 국가를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철저히 파괴하고 분쇄하여 노동자 국가로 만들어야 한다. 이에 혁명은 필수적이고, 개혁적 해결책은 국가라는 자본주의 기구의 성격을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여기에 있어 군대는 국가를 수호하는 집단이다. 그렇기 때문에 가장 친지배자적인 성격이 드러난다. 자본주의국가에서(그것이 자유민주주의건, 국가자본주의건 간에) 군대는 가장 보수적이며 노동계급을 탄압하는 기구이다.      

 육사도 마찬가지이다. 군대를 이끄는 핵심 엘리트 간부를 집중 성장시키는 악의 셈이다. 마르크스주의자에게 자본주의 지배계급의 지배 도구인 국가도, 국가를 지키는 군대도, 군대를 이끄는 엘리트를 양성하는 육사도 악의 축이다. 따라서 군대가 독립군의 정신을 계승하여 대한민국을 지키는 위대하고 신성한 집단이라는 다수의 진보-반윤 진영의 비판에 동의할 수 없다.      


흉상 철거의 의도는 윤석열 정부의 역사 공격, 맞서 싸워야 한다.

 그렇다고 해서 윤석열 정부의 육사 흉상을 찬동하거나 이에 기계적 중립을 취하면 안 된다. 윤석열 정부가 항일 독립 투사들의 흉상을 철거하고 백선엽 동상을 세우려는 의도를 봐야만 한다. 윤석열 정부는 친일반공주의자 백선엽 동상을 세움으로써 ‘역사 전쟁’을 통해 한미일 동맹에 박차를 가하려고 한다. 특히 뉴라이트적인 역사관을 내세우며 공산전체주의를 운운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권위주의 및 메카시즘적인 공격이다. 이번 흉상 철거 역시 역사 전쟁을 통해 강경 우익화 행보에 박차를 가하려는 것이다.

 육사와 군대가 결코 평범한 사람들을 위한 기구가 아닐지라도 변증법적 맥락에서 홍범도 및 항일 투사들의 흉상 철거를 반대해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흉상 철거에 반대하는 다수의 사람들이 군대가 지배 계급의 산물이라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지라도, 연대하여 윤석열 정부의 노골적인 역사 공격에 맞서야 한다. 그러면서도 육사 및 군대의 성격에 관해 끊임 없이 논쟁해야 한다.      

작가의 이전글 흉악 범죄의 원인과 해결책:실존주의와 마르크스주의로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