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의 수호자에게
우리는 희망을 갖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을 지켜준다.
- 《A가 X에게》 중에서
희망은 바람에 스치는 가녀린 낙엽과도 같다. 우리는 눈을 감아야 비로소 그 존재를 느낄 수 있다. 희망은 외로움 속에서도 불현듯 찾아와 마음 속 작은 불씨를 지핀다. 그 불씨는 때로 사랑과 닮아 있다. 희망을 지켜낸다는 것은 어쩌면 짝사랑을 하는 것이다. 찰나의 술간에서 느낀 일평생의 영원한 뮤즈를 위하여, 베아트리체른 위하여
당신의 미소가 내 삶의 의미가 되는 순간, 나는 당신의 행복을 희망이라 부르기로 했다. 그 희망이 당신에게 고통이 될까 두려워 마음 속 깊이 숨겼지만, 내 존재의 이유는 당신의 행복임을 깨달았다. 당신을 사랑하는 것만으로도 내 삶의 목적은 분명해졌다. 당신의 행운과 기쁨, 모든 좋은 것이 당신에게 닿기를 염원하는 마음이 희망의 시작이었다. 당신의 곁에 머무른다는 것은 단순히 당신을 보는 것만은 아니었다. 당신이 걸어가는 길에 빛이 되고 싶었다. 어두운 밤하늘의 북극성이 되어 당신이 헤매지 않도록 안내하고 싶었다. 화려하지 않더라도 늘 떠있으니까. 당신의 웃음 속에서 내 마음의 고요함을 찾았고, 당신의 눈빛 속에서 무한한 깊이를 느꼈다. 당신은 내게 삶의 의미다.
희망은 때로 내가 할 수 없는 일들로 나를 껴안기도 했다. 하지만 나는 그 희망을 더 크게 키우기로 했다. 내 눈이 닿는 곳에 당신이 있어야 비로소 세상이 아름다워지기에. 당신의 작은 발걸음 하나에도 나는 가장 큰 기쁨을 느낀다. 당신이 행복하다면 나 또한 행복하다. 당신의 삶의 순결이 내 존재의 이유이다.
희망을 지켜내기 위해 나는 오늘도 당신을, 당신만을 바라본다. 그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사랑이 된다면, 나는 그 자리에 영원히 머물 것이다. 사랑은 한걸음 뒤에서 당신을 바라보는 것. 짝사랑의 끝없는 기다림일지라도, 내가 지켜야 할 것은 바로 그 희망이기에. 당신이 느끼는 햇살의 온기가 조금이라도 더 따뜻하기를, 당신의 꿈이 조금이라도 더 나아가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나는 오늘도 희망을 지킨다. 당신을 위한 나의 사랑은 내 손끝에서 시작되어 당신의 미소 속에 머무는, 나만의 아름다운 희망이다. 사랑의 힘을 믿는 인문주의자이자 있는 존재보다 있어야 하는 존재를 꿈꾸는 사회주의자로서 가벼웠던 한 평생이 무거워졌다. 온전히 당신 덕분이다. 죽는 날까지 사랑하는 당신에게 헌사하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