짝사랑의 불꽃, 그 고귀한 아름다움
-남진우 <고백>
고백
내 그대에게 사랑을 고백함은
입 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것과 같으니
입 속에 녹아내리는 양초의 뜨거움을 견디며
아름다운 동그란 불꽃 하나 만들어
그대에게 보이는 것과 같으니
아무리 속삭여도
불은 이윽고 꺼져가고
흘러내린 양초에 굳은 혀를 깨물며
나는 쓸쓸히 돌아선다
어두운 밤 그대 방을 밝히는 작은 촛불 하나
내 속삭임을 대신해 파닥일 뿐
남진우의 시 <고백>은 짝사랑의 본질적인 아름다움과 그 속에서 피어나는 고통을 섬세한 은유로 풀어낸 작품이다. 이 시에서 짝사랑은 '입 속에 작은 촛불 하나 켜는 것'으로 비유된다. 이는 한 사람의 마음속에서 시작되는 사랑의 불씨, 그 작고도 연약한 감정을 상징하며, 동시에 고백의 행위가 얼마나 뜨겁고 고통스러운지를 드러낸다. 촛불이 타오르며 양초가 녹아내리는 모습은 짝사랑꾼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면서 스스로를 소진해 나가는 과정에 다름 아니다. 그러나 그 고통 자체가 촛불의 빛, 곧 사랑의 순수한 아름다움을 드러내는 중심임을 시는 우아하게 노래한다.
특히, "입 속에 녹아내리는 양초의 뜨거움을 견디며 / 아름다운 동그란 불꽃 하나 만들어"라는 구절은 짝사랑의 숭고한 희생을 예찬한다. 고백은 자신에게 고통을 안기지만, 그 고통 위에 타오르는 동그란 불꽃, 즉 사랑의 형상은 아름다움으로 빛나며, 고통과 아름다움이 공존하는 짝사랑의 본질을 표현한다. 사랑하는 이 앞에서의 부끄러움, 두려움, 그리고 절제되지 않는 감정의 숨결은 이 뜨거운 촛불에 모두 녹아내리지만, 결국 이는 사랑의 고귀함으로 승화되는 것이다.
또한, 시의 후반부에 등장하는 "어두운 밤 그대 방을 밝히는 작은 촛불 하나"는 사랑받지 못한 짝사랑의 외로운 운명을 암시한다. 이 촛불은 사랑 고백의 실패를 나타냄과 동시에, 짝사랑하는 이의 마음속 사랑이 여전히 그대에게 밝음을 전하고자 하는 헌신을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에서 짝사랑은 단순히 개인의 고통으로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자신의 존재를 태워서도 사랑하는 이에게 빛을 주고자 하는 고귀한 행위로 격상된다.
결국, 짝사랑은 일방적이고 덧없는 감정으로 치부되기 쉽지만, 남진우의 *고백*은 이를 한층 더 높은 차원으로 끌어올리며, 찰나의 불꽃처럼 아름답고 결코 소홀히 지나칠 수 없는 경험으로 노래한다. 짝사랑이 지닌 헌신의 마음가짐과 그 고귀함을 시는 감각적이고도 은유적인 언어를 통해 더욱 빛나게 한다. 사랑의 비대칭에서 피어나는 고통은 결코 부끄러운 일이 아니며, 오히려 인간의 감정이 만들어낼 수 있는 가장 숭고한 불꽃임을 이 시는 보여준다.
이렇듯 <고백>은 짝사랑의 고뇌를 단순한 비탄의 대상이 아닌, 삶에서 가장 아름다운 감정의 순간으로 그려내며, 사랑 그 자체의 의의를 다시금 새기는 기회를 선사한다. 짝사랑하는 사람에게 언젠가 이 시로 고백할 수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