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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경제학을 학습하며

김수행, 《정치경제학원론》, 한길사, 1988

by 꿈꾸는 곰돌이

1. 정치경제학의 대상과 방법

1) 현실의 한국사회

우리가 정치경제학을 배우는 이유는 한국사회의 경제적 구조를 해명함으로써 경제적 집단들 혹은 계급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다.

-p.13

(중략)

결국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전자본주의적 요소들을 지배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한국사회를 자본주의적 사회구성(capitalist socialformation)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물론 구미의 선진자본주의국들도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이 지배하는 자본주의적 사회구성이다. 왜냐하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그 자체 혹은 자본가와 노동자만으로는 하나의 사회가 구성될 수 없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취업자가 해고되어 실업자로 되는 경우 그는 생존을 위하여 자영업주가 되든지 아니면 정부의실업수당을 받아야 하는데 전자의 경우는 전자본주의적 요소를 발생 시키고 후자의 경우는 비자본주의적 요소를 발생 시키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사회의 경제적 구조를 밝혀 경제적 운동법칙을 발견한다는 과제는 다음과 같은 순서를 밟지 않을 수 없다.

1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관한 이론.

2)자본주의적 사회구성 안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과 비자본주의적 혹은 전자본주의적 요소들 사이의 지배.종속의 관계에 관한 이론.

3)한국의 자본주의적 사회구성의 대외관계에 관한 이론.

4)각종의 운동이 내포한 이데올로기의 평가.

그러나 이 책에서는 위의 것 모두를 취급하지 않고 자본주의적. 생산 양식에 관한 이론만 제시할 것이다.

-p.14~15



2)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생산양식은 생산력과 생산관계 및 상부구조를 포괄하는 개념으로서 현실로 존재하였던 각종 사회들을 구분 특정지우는 틀로서 역할한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의 생산관계는 다음과 같은 특징들을 지닌다.


첫째로, 생산수단을 독점한 자본가계급과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노동계급 사이의 계급대립이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기본모순을 형성한다.

둘째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는 생산의 직접적 목적은 이윤의 획득이다. 생산의 확대와 축소를 결정짓는 것은 사회구성원들의 필요가 아니라 이윤과 이윤율이다. 아무리 사회구성원들의 필요와 요구가 있다 하더라도 수익성이 없는 생산은 진행되지 않는다.

셋째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는 생산물이 '상품'의 형태를 취한다. 따라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는 생산요소의 사회적 부문별 배분과 경제 전체의 재생산은 상품의 가격의 변화를 통해서만 수행될 뿐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기본속성은 1) 노자의 대 립 2)이윤의 획득 3) 상품경제를 열거했는데, 이중에서 가장 필수적인 구성요인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이 가끔 제기된다. (중략)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서의 임노동자는 관습.신분.법률어ㅣ의하여 노동하도록 강제받는 것이 아니라 임노동자는 순수히 경제적인 이유(노동력을 팔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무산대중이라는 이유) 때문에 노동하도록 강제받는 것이다. 그러므로 임노동자는 과거의 노예나 농노에 비해 온갖 미신적인 이데올로기로부터 해방되어 자본가와의 투쟁에 있어서도 과학적인 이데올로기를 제시할 수 있을 것이다.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의 기본속성을 위와 같이 규정할 때 한국사회는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에 의하여 지배되고 있다는 것은 분명하다.



3) 자본주의적 사회구성

한 나라에서 자본-임노동 관계가 확립되는 과정은 특정산업 부문에서 자본관계가 성립되어 확장한다는 형태를 띠게 된다. 어떤 산업부문은 일찍 자본주의화하고 어떤 산업부문은 천천히 자본주의화하며 또한 어떤 산업부문은 전자본주의적 상태로 남아 있을 수가 있다. 한 나라 전체를 볼 때 자본관계의 발전은 산업부문간에 불균등하게 진행되지만 그 산업부문들은 서로 결합되어 하나의 전체를 구성하고 있다. 이것을 불균등결합발전이라고 부른데 이것이 일국 및 세계 차원에서의 자본주의적 사회구성의 특징을 구성하고 있다. 한국사회를 자본주의적 사회구성이라고 판단하는 우리의 입장에서 말한다면, 한국의 자본주의적 대기업은 국내의 전자본주의적 요소들과

결합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선진자본주의적 생산양식과도 결합되어 있다.

우리가 정치경제학을 배우는 이유는 한국사회의 경제적 구조를 해명함으로써 경제적 집단들 혹은 계급들 사이의 갈등과 대립을 올바르게 이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면, 우리는 그 경제적 구조의 핵심인 자본주의적 생산양식을 무엇보다도 먼저 깊이 고찰하여야 판단 한다. 이 책 전체에서 자본주의적 생산양식 연구에 몰두하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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