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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닌과 21세기 』 3장 오늘날 국가와 혁명,

by 꿈꾸는 곰돌이

『레닌과 21세기 』 3장 오늘날 국가와 혁명, 존 몰리뉴, 책갈피, 이수현역

레닌의 『국가와 혁명』은 마르크스주의 국가론의 핵심적인 텍스트로, 국가의 본질에 대한 근본적인 재해석을 제시한다. 레닌은 국가를 계급 사회의 산물로 이해하며, 현대 국가가 본질적으로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도구임을 주장했다. 그의 혁명적 관점은 보통선거권이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에서도 노동 대중의 진정한 의사 표현이 불가능하다고 보았다. 이는 제2인터내셔널과 제3인터내셔널의 분열을 초래한 이론적 기반이 되었으며, 현대 정치 이론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그러면서 레닌의 국가론은 다원주의 이론, 푸코의 권력 이론, 자율주의자, 아나키스트 등 다양한 현대 이론가들로부터 비판을 받았다. 이에 맞서 존 몰리뉴는 이 책의 3장에서 레닌의 국가론을 방어하는데 앞선다. 시리자의 집권과 배신, 1936년 스폐인 민중 전선과 파시스트의 쿠데타, 73년 칠레 아옌데의 집권과 피노체트의 쿠데타 등 역사적 사례를 통해 개혁주의의 한계를 언급하며 레닌이 말한 혁명의 필요성을 여전히 강조한다.


국가와 혁명의 핵심 주장: 자본주의 국가의 본질과 프롤레타리아 혁명 이론


레닌은 국가를 계급 지배의 도구로 인식하며, 특히 자본가 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기제로 보았다. 그의 혁명 이론에 따르면, 현대 국가는 보통 선거권이 보장된 민주주의 국가일지라도 본질적으로 부르주아지의 이익을 대변하는 독재 체제이다. 레닌은 노동계급이 기존 국가기구를 단순히 인수할 수 없으며, 완전히 분쇄해 새로운 프롤레타리아 국가를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파리 코뮌으로부터 얻은 역사적 교훈으로, 이를 바탕으로 러시아 혁명에서는 소비에트 설치, 공장 민주주의 등의 차이점을 두었다. 레닌이 말한 노동자 국가의 핵심 특징은 상비군 폐지, 선출직 관리의 상시 소환제, 그리고 관리들의 특권 철폐 등이 반영된 아래로부터의 노동자 민주주의라는 것이다. 궁극적으로 레닌은 국가가 점진적으로 소멸될 것이며, 완전한 공산주의 사회에서는 국가 자체가 불필요해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는 계급 갈등이 해소되고 모든 구성원의 진정한 평등이 실현될 때 가능하다는 것이 그의 핵심 주장이었다.


현대적 의의: 21세기 맥락에서의 "국가와 혁명“


저자는 21세기에도 레닌의 국가론이 여전히 근본적으로 실천에 유효함을 주장한다. 레닌은 국가를 단순한 중립적 제도가 아니라 지배계급의 이익을 대변하는 근본적인 폭력 장치로 인식했으며, 이러한 관점은 오늘날 신자유주의 체제의 복합적인 권력 구조를 이해하는 데 결정적인 분석 틀을 제공한다. 글로벌 자본주의 시대에 국가는 다국적 기업의 이익을 옹호하고 자본의 축적을 용이하게 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기능한다. 2000년대 초반 네그리가 국가의 권력이 약해졌다고 주장했지만, 금세 역사는 레닌의 국가론이 유효함을 증명했다. 국경이 약해지고, 국가의 힘이 약해지는 듯 보인 현상을 두고 자율주의자들은 문명국끼리 전쟁이 불가할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오늘날의 제국주의 국가들의 패권 경쟁은 결국 레닌의 이론이 유효함을 보여준다. 특히 금융 자본과 국가 권력의 긴밀한 결탁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 탁월하다. 현대 사회운동에서 레닌의 이론은 노동조합 투쟁, 반전운동, 기후정의 운동 등 구조적 변혁을 추구하는 집단들에게 중요한 이론적 자원이 된다. 푸코의 미시권력 이론과 달리, 레닌의 국가론은 근본적인 사회변혁의 필요성과 국가권력의 전복 가능성을 강조한다. 신자유주의 시대에 국가는 여전히 자본의 이익을 대변하는 핵심 메커니즘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레닌의 국가론은 이러한 현대 정치경제학적 현실을 비판적으로 이해하는 중요한 분석틀을 제공한다. 특히 글로벌 불평등, 노동 착취, 제국주의적 팽창 등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데 레닌의 국가 이론은 여전히 유효성을 지니고 있다.


*보충: 그람시의 헤게모니 이론과 레닌의 국가론

존 몰리뉴는 마르크스주의 혁명가인 그람시를 언급하며 레닌의 국가론을 근본적으로 부정하기보다는 오히려 심화하고 보완했다고 평가한다. 그람시는 국가를 지배 계급의 단순한 강제 기구가 아니라 복합적인 권력 메커니즘으로 이해했다. 강제와 동의의 변증법적 상호작용을 강조하며 진지전과 기동전의 개념을 제시한다. 그람시의 핵심 기여는 시민사회와 정치사회의 개념을 통해 국가의 작동 방식을 더욱 정교하게 분석한 것이다. 그는 지배계급이 단순히 물리적 강제만이 아니라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를 통해 지배를 유지한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그람시는 자신의 이론이 레닌의 '국가로서의 힘' 이론을 보완한다고 명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헤게모니 이론을 레닌주의의 토대 위에서 발전시켰다. 그러나 이른바 그람시주의자들은 헤게모니나 이데올로기적 지도를 일면적으로 떼어 내서 강조했다. 그들이 암시하는 것과 달리 그람시는 헤게모니 문제에 관한 자신의 통찰과 논평들이 레닌의 국가론과 혁명론을 대체하거나 비판하는 것이 아니라, 레닌주의를 보충하거나 레닌주의의 토대 위에서 레닌주의를 발전시킨 것이라고 봤다. 그람시의 영향을 받은 잘못된 경향 중 일부는 오로지 이데올로기적 헤게모니 투쟁에 초점을 맞추고, 자본주의 국가를 분쇄하는 강제의 문제를 무시하는 전략은 레닌 이전의 개혁주의로 돌아가는 것이고 매우 무책임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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