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읽고 있는 책: 크리스 하먼·레온 트로츠키, 『파시즘, 스탈린주의, 공동전선』(책갈피, 이수현 옮김).
트로츠키의 글과 크리스 하먼의 설명이 어우러져 더 빛난다. 글은 연도별로 되어 있고, 특히 독일의 사례를 통해 공산당과 사민당의 패착을 면밀히 분석한 명저다. 하먼의 친절한 배경 설명 덕분에 잘 알지 못했던 당대의 역사를 쉽게 이해할 수 있지만, ‘최후통첩주의’를 비롯한 몇몇 쟁점은 여전히 어렵고 토론의 여지가 남는다.
특히 이론으로만 접하던 ‘공동전선’을 실천의 층위에서 적용할 때 무엇을 양보하고 무엇을 끝까지 지킬지 가르는 문제는 계속 생각해 볼 지점이다. 한국에는 아직 가시적인 파시즘 세력이 없지만 그 맹아는 보이며, 현실적 위협으로 다가오는 오늘, 어떻게 맞설 것인지를 이 책은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이론과 지식을 채우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실의 공동전선적 과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이 되기를 바라며 강독을 이어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