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괴테의 장편소설이자, 훗날 교양소설의 전범으로 평가되는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를 읽고 있다. 아놀트 하우저 덕분이다. 줄거리와 그 위상은 루카치의 《소설의 이론》을 통해 익히 알고 있지만, 텍스트 낭독은 처음이다. 읽기 전, 우선 괴테학회와 독문학회에 실린 여러 논문을 찾아본 덕에 그리 어렵지 않게 탐독할 수 있었다.
낭만주의자였던 베르테르 시절의 청년 괴테에서 이탈리아 기행을 통해 신고전주의를 받아들여 신고전주의의 흔적이 강하게 베여있다. 세계와 자아의 불화를 그려냈던 베르테르와 달리, 세게와 자아의 화합 및 조화의 길을 걷는 빌헬름을 통해 이제는 그래도 성숙의 궤도에 올라야겠다고 생각되기 때문이다.
괴테의 변화. 즉, 낭만주의에서 신고전주의로서의 변화를 누구는 진화라고, 누구는 퇴화라고 말한다. 둘 중 무엇이 맞는지 스스로 걸어보면서 체화해보고자 한다. 어쩌면 이 소설이야말로 내가 걸어야 할 이정표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