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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영 《상처로 숨쉬는 법을 읽으며》

by 꿈꾸는 곰돌이

〈아도르노의 명제들〉

-삶은 살고 있지 못하다

-잘못된 삶 안에 올바른 삶은 존재할 수 없다

-모든 것이 거짓이다

-문화는 쓰레기다

-모든 것이 자연의 표현이다

-모든 것이 거짓인 사회에서 진실은 거짓일 수밖에 없다

-가장 자연일 때 그것은 역사적인 것이며,가장 역사적일 때 그것은 자연적인 것이다

-되돌아가는 일은 퇴행일 뿐이다

-이론이 실천이다



-김진영 [상처로 숨쉬는 법] 중


아도르노는 말한다. "삶을 살고 있지 못하다."

우리의 삶은 거짓된 삶이고, 그렇기에 거짓 속에서 살아가면서 행복을 느끼는 것은 참 부도덕한 삶이다. 이 말은 곧 불행한 삶을 살아야 도덕적으로 살 수 있다. 그러나 불행한 삶의 주체는 붕괴될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니코마스 윤리학》의 '마그마 모랄리아'처럼 산다면 말이다. 그러니 도덕적인 삶의 기본은 불행한 삶이나, 최소한만 불행해지자는 것. 그것이 '미니마 모랄리아'가 아닐까?

결국 《미니마 모랄리아》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도덕적 삶이란 불가능하다"란 테제의 변주다.



김진영 선생님의 강의록이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아도르노식 비유대로 상처라는 '자본주의 이데올로기가 체회된 삶'에서 숨쉬는 법을 가르친다. 감히 상처를 아물고 치유하려고 하는 힐링 에세이와 달리, 있는 그대로 상처를 인정하며 '최소한의 도덕'으로 사는 법, 정확히 말해 사유하는 방법을 가르친다.


그립다. 아도르노보단 김진영 선생님이 말이다. 한 번도 뵌적은 없지만, 도달해보지 못한 그리움이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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