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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꿈꾸는 곰돌이 Dec 03. 2023

뮤지컬 <레미제라블>, 사랑과 혁명 속 인간예찬

레미제라블을 보며 팔레스타인을 말하다.

뮤지컬 레미제라블을 봤다.
소설로도(청소년판,, 믿음사판), 영화로도, 그리고 드디어 뮤지컬로도 봤다. 한국에서 메이데이도 아니고 적기가 흩날리는 짜릿한 경험과 인간예찬의 교훈을 남기면 끝나 아직 그 웅장함이 가시기 전에 짧게 소감을 남겨본다.




#혁명적텍스트
흔히들 초기 은접시를 훔친 장갈장 서사 중 인간 예찬-개과천선에 주목하느라 이 원작의 혁명적 성격을 망각한다. 그러나 당당히 적기가 흩날리며, 여러 차례 민중의 노래가 나온다. 단지 파우스트류의 인간예찬형 작품이 아닌, 프랑스 혁명기 당시 민중의 힘을 담은 혁명적 성격이 있다.

#그럼에도불구하고
다만 결말부를 혁명적 관점에서 보면, 다소 뜬금없다. 혁명이 실패하자 목숨 부지해서 결혼하는 엔딩? 반혁명으로부터의 도피처가 편안한 결혼으로 끝나는 아쉬운 엔딩이다. 트로츠키의 삶과 비교되는 마리우스의 행보가 아쉽다.

#기독교와모성애
빅토르 위고도, 레미제라블도 당시 진보적인 면이 크지만 결국은 보수적인 흔적이 몇 가지 있는데, 하나는 기독교의 흔적을 벗어나지 못한 것이고 또 다른 점은 모성애 강조를 하는 점이다. 페미니즘 관점에서 보면, 팡틴을 통해서 어머니의 모성애를 강조하는 점이 진부하게 느껴질 수 있다.

#사랑과혁명
사실 거대 서사인 '혁명'을 다루는 작품들을 보면, 한결같이 '사랑'이 중요한 서사의 도구가 된다. 영화 <레즈>, 소설 <강철은 어떻게 단련되는가? >, <어머니>와 같이 사회주의적 혁명을 말하는 작품들은 거대 서사인 혁명과 미시적 요소인 사랑을 동시에 말하는데, 딱 이작품도 마찬가지다. 코제트-마리우스의 에로스/ 팡틴의 코제트를 향한 모성애/장뱔장이 코제트를 향한 아가페적 사랑/ 에포닌-마리우스를 향한 짝사랑 모두 극의 핵심 진행 요소다. 체 게바라 명언인 '진정한 혁명은 사랑이라는 위대한 감정으로 이끄는 것이다. '가 떠올랐다.

#팔레스타인
 억압받는 민중들은 뭉쳐 싸운다. 이들은 총칼로 무장하고, 도로를 점거하고 바리케이드를 설치한다. 너무나도 팔레스타인이 떠오른다. 인간적 가치를 실현하고자 맞서 싸운다. 원작에서는 끝내 정부의 탄압으로 좌절하지만, 살아있는 한 희망은 있다. 지금 팔레스타인에서도 인간다움을 보장받고자 무장투쟁을 벌이는 지금, 원작에서 말하는 주제-휴머니즘-를 구현하려면 팔레스타인 무장을 흠뻑 지지해야 할 것이다. 커튼콜을 하기 직전 흘러나온 노래이자 뮤지컬을 상징하는 민중가요인 <DO you hear the people sing>을 듣고있자니 가자지구가 생각난다. 들리는가? 가자의 외침이!
우리 모두 장발장일 필요는 없다. 다만, 인간다움의 가치를 지지한다면 팔레스타인 투쟁을 마땅히 지지해야 한다!

 뮤지컬은 원작을 가공한 창작물 중 향유하려면 가장 비싼 돈을 지불해야 하지만, 그럼에도 뮤지컬홀에서 느껴지는 아우라가 있다. 혁명적 분위기와 인간예찬이 뒤섞인 황홀한 경험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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