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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민승 Oct 24. 2017

한국에는 필요 없는 실리콘밸리의 프로덕트들

실리콘밸리에서는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들이 탄생하고 사라진다. 하지만 문화적 특성상 미국 시장에 특화된 제품도 꽤나 있는 편인데, 이곳에서는 통하지만 한국에는 필요 없을 것 같은 서비스들을 소개해 볼까 한다. 



Delivery Drone 

아마존에서 발표하여 크게 화제가 되었던 Delivery Drone은 말 그대로 소형 헬기를 이용해 물건을 배달해 주는 서비스 컨셉이다. 주로 마당이 있는 곳에 거주하는 미국의 실정에는 매우 획기적인 서비스임에 분명하지만, 빌딩이 가득한 서울 또는 대도시에서는 어려움이 많은 서비스임이 분명하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서비스가 테스트 중이라고 들었는데 공동 주택에 대한 배려가 설계에 추가된 것인지 궁금하다. 

아마존에서 발표하여 크게 화제가 되었던 Delivery Drone. 소형 핼기가 택배를 집앞 마당으로 배달해준다. 인건비를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는 시스템



Dash Button 

역시 아마존에서 발표한 서비스로 고유의 버튼을 누르기만 하면 해당 제품에 대한 쇼핑이 완료되는 서비스이다. 마찬가지로 한국형 서비스가 등장한 듯 하지만, 첫 기사 외에는 찾을 수 있는 후기가 별로 없는 것이 아쉽다. 사실 Dash 버튼이 가능한 것은 역설적으로 이것을 아마존에서 만들었기 때문이다. 아마존은 수년간 소비자들에게 - 가격 비교할 필요 없이 - 편하게 주문해도 된다는 신뢰를 쌓아왔다. 비교할 것 없이 주문해도 된다는 신뢰. 그 자체가 이 제품의 핵심이 아닐까 한다. 


 Dash Button의 기술은 너무나 단순하다. 하지만 오직 아마존만이 할 수 있는 접근이다. 



Curbside 

몇 년 전 발표한 특이한 형태의 쇼핑 중계 서비스이다.  고객이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면, 해당 물건을 픽업을 할 수 있게 상점 앞에 제품을 준비해 놓는다. 겨우 그걸 하는 서비스?라고 생각할 수 있다. 나 역시 그랬다. 하지만 사용해보니 생각보다 편했다. 예를 들어 화장실 휴지가 급하게 필요해서 쇼핑이 필요할 때 온라인은 배송에 최소 2-3일이 걸리고, 슈퍼마켓에 들어가서 사 올 시간은 부족하거나 귀찮다고 치자. 이때 이 서비스를 이용하면 슈퍼마켓 앞에 내가 주문한 제품을 미리 준비시켜놓아 주기에 퇴근길에 픽업만 하면 된다. 주로 자가 출퇴근을 하는 미국 사용자들에게는 나름대로 편한 서비스이겠지만, 골목마다 편의점이 있는 서울 또는 대도시에는 불필요한 서비스 임은 분명하다. 


Curbside 의 이용 모습. 온라인으로 물건을 주문하고 상점 앞에 주차를 하면 물건을 차에 넣어준다. 초기 투자를 잘 받았는지 $20 쿠폰을 자주 뿌렸었다.



Gas fills up

자동차에 기름을 넣어주는 서비스이다. filld, Booster, Yoshi 같이 여러 업체가 경쟁 중이다. 출근 후 나의 차종과 주차 위치를 알려주면 기름을 시세보다 약간 저렴하게 채워주고 간다. 미국에서 주유소를 가면 몇몇 주를 제외하고는 모두 스스로 주유를 해야 하고, 주유소 주변 치안은 늘 좋지 않기 마련이라 이런 유의 서비스가 꽤나 편리하게 다가온다. 특히 회사와 연계한다면 규모의 경제도 이룰 수 있기 때문에 꽤 괜찮은 비즈니스 모델이기도 하다. 하지만 주유소에서 기름 넣는 것이 어렵지 않은 서울에서는 잘 될 것 같지 않은 서비스이다. 


사진은 Booster의 서비스 모습. 회사에서 직원 복지 차원으로 업체와 연결해주기도 한다. 



ZocDoc

환자와 의사를 연결해 주는 서비스로 한때 유일한 모바일 디자이너로 근무했던 회사이다. 의사를 만나려면 몇 주 전 예약해야 하는 미국의 실정에 매우 잘 맞는 서비스이지만, 그냥 걸어가도 간단한 진료는 받을 수 있는 한국에는 별로 필요 없는 서비스이기도 하다. 이미 몇몇 업체가 컨셉을 가져갔지만 현재는 사업모델을 바꾼 것으로 알고 있다. 

ZocDoc의 일러스트. 환자와 의사를 연결하는 단순한 컨셉이지만, 의사 만나기 어려운 미국에는 정말 필요한 서비스 이다. 




Tesla Power Wall

전기차를 만드는 테슬라에서 내놓은 주택용 전기 저장 시스템.  낮에는 태양광을 이용해 전기를 저장해놓고 저녁이나 긴급상황에 사용할 수 있게 하는 시스템이다. 완벽하게 자가발전, 소비가 가능한 시스템이기에 획기적이지만, 공동 주택이 많은 서울이나 대도시에는 설치 자체가 어렵기에, 사용자 시장이 극도로 제한된 서비스이다. 


테슬라는 전기를 생산하고, 저장하고 사용하게하는 완벽한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전기차

전기 자동차가 개인 운송 수단의 대세가 될 것임이 분명해 보인다. 또한 서울만큼 전기차가 어울리는 도시가 없다고 생각한다. 차가 막힐 때 가다 서다를 반복하며 회생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축적할 수 있고, 길거리 매연도 완전히 사라지게 할 수도 있다. 그리고 현재 나와있는 기술로도 서울의 대부분 거리를 운행할 수 있다. 하지만 "전기"는 아직도 한국에서 비싸고, 부족하며, 낭비하면 안 되는 사치재로서의 이미지가 강하다. 특성상 매일 충전을 해야 하는데 공동 주택에서의 자리싸움도 만만치 않을 것 같다. 게다가 기존 시장을 잡고 있는 자동차 회사, 주유 업계 모두 새로운 흐름에 대한 관심이 덜한 것 같다. 한국에 필요 없다는 표현은 과장이지만, 다른 나라보다 보급이 늦으리라 예상된다. 


사진은 테슬라.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많이 깔린 이곳에서도 점점 자리 싸움이 치열해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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