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mark는 마케팅의 대부인 Kevin Roberts 가 그의 저서를 통해 알린 마케팅의 한 요소이다. Lovemark라 불리는 일종의 호감도를 쌓게 하여 충성심을 이끌어내는 전략으로 이를 위해서는 브랜드 안에 신비로운 스토리, 오감, 친밀함 등을 적절히 녹아내야 한다고 밝혔다. 일방적으로 소비자에게 브랜드를 노출시키는 기존의 마케팅 방법을 부정하고, 소비자가 스스로 브랜드를 찾아서 소비하게 끔 유도하는 역발상적 접근으로 큰 파장을 만들었다.
Lovemark를 활용한 마케팅 사례는 우리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맛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북극곰이 평화롭게 콜라를 마시는 장면을 지속적으로 내보냈던 코카콜라부터, 최고 속도를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바이커들의 놀이터를 만들어 자연스럽게 제품에 대한 충성도를 이끌어낸 할리데이비슨까지.. 단순한 제조자-소비자의 관계가 아닌 브랜드와 개인이 하나 되어 일상을 만들어가는 선순환적인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이 전략의 핵심이다.
특히 Apple은 어떤 회사의 제품보다도 Lovemark를 잘 이용해왔다. 우선 제품 포장부터 다른 회사와 달랐다. 크기는 작지만 매우 두껍고 튼튼한 박스는 강한 첫인상을 주기 충분했다. 박스를 열면 좋은 재질로 만들어진 간단한 설명서와 제품과 밀착되어 있는 고품질의 비닐 커버가 기분을 좋게 해준다. 전원을 켜고 하나씩 사용하다 보면 손가락에 착착 붙는 바운싱 애니메이션과 직관적인 UI들이 좋은 경험성을 제공한다. 게다가 회사의 창업자는 잘 알려진, 그리고 이야깃거리가 끊임없이 나오는 세기의 괴짜이다. 여러 가지가 조합되어 소비자들에게 Lovemark는 계속 쌓여갔다.
Lovemark 의 반대 개념의 Hatemark 역시 존재한다. 한국에서의 대표적인 Hatemark 라면 역시나 공인인증서를 꼽을 수 있겠다. 그것의 끔찍한 사용성은 사용자를 지속적으로 화나게 만들었고, 그것이 오픈뱅킹 등으로 나름의 개선이 이뤄지고 있음에도 “인증서"란 단어만 봐도 눈살이 찌푸려지게 만드는 비호감의 대표적인 기술이 되었다.
그렇다면 디자이너로서 Lovemark를 어떻게 활용해야 할까.
앞서 언급한 애플의 사례처럼 사용자의 상황을 고려해 단계별로 설계해야 함은 기본이다. 모바일이라면, 다운로드를 하는 순간부터 사용자의 Lovemark를 가져오기 위해 시나리오를 만들어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회원 가입을 하지 않고 다음 단계로 진입할 수 없다면 Love 보다는 Hate을 받고 시작하게 될 것이다. 프로모션 등을 진행하는 앱 알람은 순간적인 주목도를 높일 수 있겠지만, 그 빈도가 잦다면 마찬가지로 Hatemark를 쌓게 만들 것이다. 시각적인 화려함보다는 사용자 입장에서 하나하나 점검하면서 디자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Lovemark는 쉽지 않다. 일회성 이벤트로는, 한두 장의 아름다운 이미지로는 만들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한번 구축된 Lovemark는 제품과 소비자 간의 강력한 유대관계를 만들어 낸다. 이는 UX 디자이너로서 제품을 설계 시 늘 염두해둬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