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게 영업이 끝나고 집에 돌아와 잔업을 했다. 고단했던 하루의 끝이 자정에 걸리더니 곧장 출근하는 하루가 시작됐다. 침대로 가기 전에 습관적으로 인스타그램을 켰다. 큅의 출판사 계정으로 독립서점이 올린 게시물들을 구경했다. 그러다 혹시 새로운 서점에서 입고 연락이 왔을까 봐 메시지창을 열었다. 알림이 하나 보였다. 서점은 아니었다. 누군지 모르는 계정. 스팸이라면 차단과 동시에 신고를 해버리려고 했다.
콱! 검지 손가락 끝에 실렸던 나의 의지는 창이 열림과 동시에 산산이 흩어졌다. 스팸이 아니었다. 얼마 전 출간한 퓝과 나의 첫 책 <그냥, 경주가 좋아서>를 읽으신, 고귀하고 소중한 우리 독자님의 반가운 메시지였다. 경주여행 마지막 날 어서어서 책방에 들렀다가 책을 구매했는데 자신의 여행과는 다른 모습이 재밌었다고 일부러 메시지를 남겨 주셨다.
출간한 지 2주 남짓. 드디어 일면식 없는 독자님으로부터 첫 번째 메시지를 받은 것이다. 그동안은 거의 지인들로부터 인사를 받았다. '재밌게 잘 읽었다. 나도 경주에 가고 싶어졌다. 금방 다 읽어 버렸다. 다음 책도 기대한다...'. 서로 얼굴을 아는 사이라 다들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조건이었으나 내심 기분이 좋아 어깨가 뾰족해지곤 했다. 그러다 이성이 돌아오면 언젠가 모르는 독자로부터 '무슨 이런 책을 냈냐!' 소리를 듣지 않을까 불안해했었다.
다행히 처음으로 받은 독자님의 메시지는 칭찬과 응원으로 빚어낸 선함만이 담겨 있었다. 나의 글이 다른 사람 마음에 가닿고 나서 다시 품속으로 돌아오는 순간. 처음 맛보는 경험이었다. 일부러 품을 들여 나의 이야기를 좋아하고 응원해 주는 마음이 정말 감사했다. 원고를 완성한 후 몇 번의 퇴고를 하는 동안에도, 교정과 인쇄를 마치고 종이책을 받아 든 순간까지도 스스로를 의심했었다. 그런데 오늘, 한문단의 메시지로 마음 한구석에 차갑게 얼어붙어 있던 불안이 사르르 녹아내렸다. 앞으로 받게 될 또 다른 응원 혹은 비판의 메시지. 이제는 무엇이든 괜찮아졌다. 그저 매일 더 좋은 글을 써나가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