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에세이] 생화와 조화, 그리고 낙화
한자로 알아보는 세상 이야기 6
꽃은 저마다 개화 시기가 있습니다. 어떤 꽃은 추운 겨울에 봉오리를 피우고, 어떤 꽃은 무더운 여름에서 가을로 넘어가는 시기를 온몸으로 알리기도 합니다. 어렸을 때는 나팔꽃 구경이 참 재밌었습니다. 해가 뜰 때 고개를 들었다가, 해가 지면 고개를 떨구는 나팔꽃과 정답게 인사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생화(生花)란 生(날 생), 花(꽃 화)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통해 풀이하면 '살아 있는 꽃'입니다. 生(날 생) 뒤에 어떤 단어가 붙냐에 따라 의미가 조금씩 달라지지만, 기본적인 '살아있다'라는 뜻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예시는 다음과 같습니다. 생기가 있고 바로 눈앞에 보는 것처럼 뚜렷할 때 생생(生生)하다고 표현하고, 다시 살아나게 되는 걸 재생(再生)이라고 합니다. 또, 서로 도우며 함께 사는 걸 공생(共生)이라고 합니다. 이처럼 生(날 생)이 들어간 단어는 '살아있다, 날 것'의 의미를 갖습니다. 같은 맥락에서 생화(生花)는 살아 있는 꽃이라는 의미죠.
축하받는 사람을 더욱 화려하게 만들어 주는 건 화려한 조명과 함께 꽃이 한몫합니다. 졸업식 또는 누군가를 환영 및 전별하는 자리에도 예외 없이 꽃이 등장합니다. 생화와 조화 상관없이 축하 또는 감사의 마음을 꽃에 담아 전달합니다. 생화와 조화의 차이점은 명확합니다. 생화를 꽃향기가 나지만 아름다운 모습을 오래 유지하긴 어렵습니다. 반면, 조화는 향을 더하지 않는 이상 향이 나지 않지만, 분위기를 더해주는 장식으로서 장기간 돋보일 수 있습니다. 목적과 상황에 따라 적절한 꽃을 고르는 안목도 중요하겠죠.
조화(造花)란 造(지을 조), 花(꽃 화)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통해 풀이하면 '만들어진 꽃' 정도로 풀이되겠습니다. 造(지을 조)란 '제작하다, 만들다'의 뜻을 가집니다. 활용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전에 없던 것을 처음으로 만드는 걸 창조(創造), 사람이 만들었다고 해서 인조(人造), 진짜와 비슷한 가짜를 만드는 걸 위조(僞造)라고 합니다. 이처럼 造(지을 조)가 들어간 단어는 '만들다'라는 기본 뜻을 갖습니다. 조화(造花)는 만들어진 꽃이라는 의미죠.
꽃 이야기를 하니 이형기 시인의 <낙화(落花)> 작품도 생각나네요.
낙화(落花)란 落(떨어질 락), 花(꽃 화)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떨어진 꽃' 정도의 의미입니다. 모든 꽃은 개화, 만개, 낙화의 단계를 거칩니다. 처음 꽃을 피우고, 흐드러진 전성기를 보내다, 결국 땅으로 떨어집니다. 어떤 꽃은 바닥으로 곤두박질치거나 어떤 꽃은 바람에 제 몸을 맡기며 사뿐히 착륙합니다. 그렇게 꽃이 집니다. 꽃은 결국 지기에 아름다운 것이지 않을까요? 꽃뿐만 아니라 지는 모든 것이 그렇지 않나 합니다. 벚꽃과 단풍이 일 년 내내 피어 있다면 우리가 그 계절을 소망할까요? 헤어짐은 아쉽지만, 헤어짐이 있기에 재회의 기쁨이 더 크지 않나 싶습니다.
여러분들은 필멸자인 생화(生花)의 삶을 살고 싶으신가요, 아니면 불멸자인 조화(造花)의 삶을 살고 싶은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