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자 에세이] 모자와 액자, 그리고 과자
한자로 알아보는 세상 이야기 9
子라는 한자를 아시나요? 흔히 子(아들 자)로 불리는 이 한자는 특이한 녀석입니다. 일상생활에서 쓰이는 단어를 둘러보면 '자식'이라는 본의미보다 접미사로서의 기능이 더 두드러지는 듯합니다. 자식(子息), 자녀(子女)로 쓰이는 이 한자가 접미사로 쓰이는 어떤 단어들이 있을까요?
-자(子)로 끝나는 단어는 무수히 많습니다. 원자(原子), 분자(分子), 전자(電子), 입자(粒子), 종자(種子) 뿐만 아니라 정자(精子)와 난자(卵子), 소책자(小冊子), 암자(庵子), 의자(椅子), 사자(獅子) 등 정말 다양한 분야에 활용되는 子입니다. 오늘은 그중에서 모자와 의자, 그리고 과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모자(帽子)란 帽(쓸 모), 子(아들/-것 자)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말 그대로 '쓰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쓴다고 하면 당연히 머리를 떠올릴 겁니다. 손은 끼는 것, 발은 신는 것, 몸은 입는 것이고 머리는 쓴다고 할 수 있죠. 그러므로 모자는 '머리에 쓰는 것' 정도의 의미를 갖습니다.
帽(쓸 모)가 들어간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가운데가 꺾여 들어가 M을 그리듯 휘어지면서 둥근 챙이 달린 모자를 중절모(中折帽)라고 하고, 전투할 때 쓰는 모자를 전투모(戰鬪帽), 대학교를 졸업할 때 쓰는 모자를 학사모(學士帽)라고 합니다. 이처럼 '-帽'가 단어 끝에 붙으면 '~할 때 사용하는/하는 모자' 정도의 의미를 갖습니다. 모자(帽子)는 '쓰다'라는 한자의 의미를 가진 帽(쓸 모)와 子(아들 자)가 합쳐진 형태죠.
액자(額子)란 額(이마 액), 자(아들/-것 자)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주로 사진이나 글씨, 그림을 끼우는 틀을 이야기하죠. 현대의 머리띠와는 달리 과거의 머리띠는 이마에 무언가를 두르는 형태를 그려볼 수 있습니다. 보통 긴 천으로 이마를 두르는 모습입니다. 이마에 두른 천의 색이나 문양으로 정체성을 나타냅니다. 그렇게 이마에 띠를 두른 사람은 머릿수를 세기가 수월하지 않았을까요? 또한 평범한 사람이 머리띠를 매면 두드러지는 느낌이 듭니다. 마치 평범한 사진을 액자에 넣어 틀을 만들어 준 것처럼요. 額(이마 액)이 들어간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난 모습을 비유적으로 나타내는 액면(額面), 돈의 머릿수를 뜻하는 액수(額數)가 있습니다.
더 나아가 액수(額數)에서 파생되는 단어는 주로 돈과 관련되어 있습니다. 금전의 액수를 뜻하는 금액(金額), 나머지 금액을 잔액(殘額), 액수를 늘리고 줄이는 것은 증액(增額)과 감액(減額), 일정한 액수를 정액(定額)이라고 합니다.
과자(菓子)란 菓(과일/과자 과), 子(아들/-것 자)로 이루어진 단어입니다. <표준국어대사전>에서는 과자를 '밀가루나 쌀가루 등에 설탕, 우유 따위를 섞어 굽거나 기름에 튀겨서 만든 음식'이라고 정의합니다. 과거 서민들은 쉽게 먹을 수 없었던 음식이란 걸 짐작할 수 있습니다. 밀가루나 쌀가루를 쉽게 구하지 못했을뿐더러 설탕과 우유를 넣어 굽거나 기름에 튀기다뇨. 대단히 사치스럽습니다. 菓(과일/과자 과)가 활용되는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차와 과자를 이르는 다과(茶菓), 과자나 빵을 만드는 것을 제과(製菓), 얼음과자라고 불리는 빙과(氷菓)가 있습니다.
오늘 함께 살펴본 단어 모자, 액자, 과자는 모두 子로 끝납니다. 개인적인 의견으로 왜 어근 뒤에 子를 붙여 2음절 단어를 만들었는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子(아들 자)는 아이를 나타낸 한자입니다. 여러 해설 중 포대기에 싸여있는 아이, 두 발을 묘사하지 않았기에 독립적이고 자주적이지 못한 사람이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그렇기에 실질적 의미를 나타내는 중심 단어 뒤에 불완전한 子를 붙인 것이지 않을까 합니다. 제 가설입니다.
실질적인 의미를 나타내는 '모', '액', '과'를 비롯해 원자의 '원', 분자의 '분', 전자의 '전'은 단독으로 사용했을 때 그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하기 어렵습니다. 특히나 학문의 영역에서 한 글자 개념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습니다. 실질적 의미를 가진 한자 뒤에 불완전한 子를 합침으로써 온전한 단어를 만들었지 않았을까요?
(참고 사이트: 우리말샘, 표준국어대사전, 네이버 한자사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