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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샤 Aug 13. 2024

[한자 에세이] 시작과 종료, 그리고 변화

한자로 알아보는 세상 이야기 13

여러분들만의 독서 또는 작업 공간이 있으시나요? 저는 주로 카페에 가서 책을 읽거나 이것저것 작업을 합니다. 그래서 카페의 영업시간을 늘 확인합니다. 아침 몇 시에 여는지, 언제 마감하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봐야 그 시간에 맞춰 작업을 마칠 수 있습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무언가를 시작하고 마칩니다. 오늘은 시작과 종료입니다.  


시작(始作)이란 始(처음 시), 作(지을 작)으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무언가를 처음 할 때' 정도가 되겠습니다. 일상생활에서는 자연스럽게 시작하지만, 경기 또는 공식적인 행사에서는 시작을 알리는 안내가 꼭 있습니다. 始(처음 시)가 활용되는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맨 처음을 의미하는 시초(始初), 처음 움직이기 시작하는 것을 시동(始動), 처음으로 시작된 인류이라는 고대 인류 또는 미개한 사회의 사람을 뜻하는 원시인(原始人)이 있습니다. 始(처음 시)가 활용되는 단어는 '처음'의 의미를 갖습니다.


시작이 있으면 당연히 종료가 있습니다. 시작과 종료는 전체를 아우르는 단어입니다. '시작'이라는 단어는 일상에서도 많이 사용하는 듯합니다. '종료'는 시작에 비해 공식적인 장소에서 많이 사용되는 듯합니다. 일상에서는 종료보다 '끝나다'를 더 많이 들을 수 있습니다.




종료(終了)란 終(마칠 종), 了(마칠 료)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마치다'입니다. 비슷한 의미가 나란히 이어져 만들어진 단어죠. 終(마칠 종)이 활용되는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맨 끝 또는 맨 나중을 의미하는 최종(最終), 아침부터 하루가 마칠 때까지를 뜻하는 종일(終日), 죽음을 맞이하는 것을 임종(臨終)이라고 합니다. 終(마칠 종)이 포함된 단어는 '마치다, 끝나다'의 의미를 갖습니다.


무언가를 시작하고 종료하면 끝이 아닙니다. 또 다른 무언가를 시작하고 끝내기를 반복하죠. 이처럼 우리는 끊임없이 시작과 종료를 반복하며 일상을 보냅니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는 조금씩 변합니다. 변화를 위해서는 어떤 것이든 시작해야 하죠. 독서도 좋고 산책도 좋습니다. 명상도 좋고 운동도 좋습니다. 자격증 공부도 좋고 일기 쓰기도 좋습니다. 변화는 무언가를 시작하는 데서 출발합니다.




변화(變化)란 變(변할 변), 化(될 화)로 이루어진 단어로 한자의 뜻을 가지고 풀이하면 '변하다' 정도가 되겠네요. 變(변할 변)이 활용되는 단어는 다음과 같습니다. 변하여 바꾸는 것을 변경(變更), 변하는 수를 변수(變數), 변하지 않는 것을 불변(不變)이라고 합니다. 變(변할 변)이 들어간 단어는 모두 '변하다'라는 의미를 갖습니다.


한자 공부할 때, 變(변할 변)과 燮(불꽃 섭) 한자가 아주 헷갈렸습니다. 얼핏 보면 굉장히 비슷하게 생겼는데 자세히 살펴보니 燮(불꽃 섭)에는 火(불 화)가 양쪽으로 들어 있습니다. 어렸을 때는 한자의 부수나 조합 원리를 이해하며 외웠기보다는 한자의 모양과 뜻/음을 일대일로 대응하며 무식하게 공부했습니다. 變(변할 변) 한자를 보면 그때가 떠오릅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면서 변화하는 자신을 느낀 적 있으시나요? 저는 기록이 그렇습니다. 노트에 무언가를 적기 시작하면서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게 되었습니다. 주로 안 좋은 기분일 때 일기를 쓰는 편입니다. 원인 모를 부정적인 감정의 원인을 찾고자 쭉 일기를 써봅니다. 원인을 찾아 정리하고 앞으로 어떻게 할지도 적어둡니다. 부정적 감정의 원인을 찾았다는 생각에 마음이 평온해집니다. 기록의 종료는 맞이하고 싶지 않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떤 것을 시작해서 어떤 변화를 경험하셨나요?



(참고 사이트: 표준국어대사전, 네이버 한자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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