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간의 글쓰기 여정> DAY 28 미래
DAY 28 미래_내가 소망하는 미래의 모습에 대해 써보세요.
침대에서 일어나 뭉쳐있던 사지를 활짝 편다. 물을 마시고 아직 무거운 몸을 이끌고 마루로 나간다. 나무의 결이 느껴지는 마루에 걸터앉아 누런 흙과 계절의 꽃을 살핀다. 새벽 공기를 크게 들이마시고 내뱉는다. 디딤돌에 발을 올려놓고 오늘의 일정을 더듬어 본다. 해야 할 일을 확인하고 씻으러 간다. 말끔하게 씻고 서재로 이동해 짐을 챙긴다. 책과 노트북, 번역해야 할 서류들과 독서대. 집에서 책을 읽거나 공부를 하기를 다짐했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는다. 결국 근처 카페나 도서관으로 이동한다.
아침에는 책을 읽고 번역 작업을 한다. 인공지능이 번역한 문장을 다시 다듬어 본다. 엇,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네 대단한데. 이런 표현은 적절하지 않은데 수정해야겠네. 나날이 발전하는 인공지능 기술에 감탄하기도 하고 어색한 표현을 발견하면 더 매끄러운 표현으로 바꾸기도 한다. 인공지능과 함께 번역한 문장을 여러 번 소리 내어 읽은 후 파일로 저장한다. 오전 업무는 끝났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시장에 들른다. 날마다 바뀌는 채소의 가격을 꼼꼼하게 확인해 예산에 맞는 식재료를 구입한다. 시장의 분위기를 한껏 느끼며 활기찬 동력을 얻는다. 호떡이나 붕어빵에 시선을 뺏기기도 하고, 쌓여있는 족발에 후각을 내어주기도 한다. 시끄럽지만 조화로운 호객 행위에 덩실덩실 발걸음은 가벼워진다.
우리 집 대문을 연다. 마당 주변을 채우는 식물들과 가볍게 눈을 마주친 후 집에 들어간다. 마무리되는 동안 나는 시장에서 사 온 식재료를 다듬고 점심 식사를 준비한다. 마당에서 쌈채소를 따와 가볍게 씻고, 나무 그릇에 담아 놓는다. 굽고 찌면서 맛있는 냄새를 만들어 낸다.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밥을 먹고 산책을 나선다.
자전거도 많이 탔지만 요즘은 돌담 아래로 내려가면 보이는 물가에 다녀오는 걸 즐긴다. 우리와 같이 포근한 오후를 즐기는 사람들과 가볍게 눈인사를 한다. 오전에 무엇을 했는지 서로 이야기를 한다. 어느새 운동을 갈 시간이 되었다. 짐을 챙긴다. 원래는 헬스장을 다녔지만, 최근 새롭게 요가를 배우고 있다. 너무 정적인 운동만 하는 게 아니냐는 잔소리를 듣긴 하지만 차분한 나의 성향과 제법 어울린다.
동네 서점을 다녀온다. 오늘은 사람들이 많이 왔네. 사람들이 들고 있는 책을 유심히 살핀다. 저런 책에 관심이 있으시구나, 저 책은 읽어봤는데 참 재밌었지. 서점에 있는 사람들에게서 내적 친밀감이 느껴진다. 비슷한 취미를 공유하고 있어서인지 반갑기도 하고 호기심이 생긴다. 그렇게 책의 기운을 한껏 받고 거리로 나선다. 노을이 지고 있다. 하교하는 학생들과 퇴근하는 직장인이 옹기종기 모여 버스를 기다린다. 나도 그 틈을 파고들어 간신히 버스에 몸을 싣는다.
집에 도착해 저녁을 먹고 서재로 이동한다. 오전에 작업했던 번역문을 다시 꺼낸다. 번역이 매끄러운지, 글의 리듬감이 느껴지는지, 적절한 표현을 사용했는지 점검한다. 책을 꺼낸다. 의자에 앉아서 읽거나 소파에 기대어 읽기도 한다. 글자와 시간을 보내고 침대로 이동한다. 누워서 넷플릭스 보는 건 참을 수 없다. 좋아하는 드라마를 함께 보고 잠에 든다.
내일도 특별한 일이 없기를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