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경력 교사의 교육철학 세우기
교대와 사범대를 구별도 하지 못했던 제가 덜컥 교사가 되었습니다.
조회시간이 다가올 때마다 교실에 들어가기 두려웠습니다. 아이들 앞에 서서 무엇을 이야기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용기를 내서 꺼낸 말은 요란한 깡통 소리처럼 느꼈습니다.
「질문으로 성장하기」란, 저의 깡통을 채우는 일입니다. 교사로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이정표를 세우는 과정입니다. 50가지 질문으로 교육철학 세우기를 목표로 합니다.
5. "내가 되고 싶은 교사의 모습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은 살아오면서 경험한 만큼 세상을 이해하고 인식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어떤 경험들을 하면서 살아가는지는 그 사람의 가치관 형성에 큰 영향을 미친다. 그래서 독서를 강조하고, 낯선 땅을 밟아보라고 이야기한다.
내가 학교를 다녔던 시절부터 교사가 된 지금까지도 매년 학생들의 진로희망을 조사하여 나이스에 입력한다. 교육부에서 실시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까지도 초중고 희망 직업 3순위 안에 교사가 들어온다. 나는 작은 의구심을 갖는다. 아이들이 진심으로 교사를 하고 싶어 하는 것일까? 아니면 다른 직업을 경험하고 탐구할 기회가 적어 매일 학교에서 보는 어른의 직업을 적는 것일까?
학교와 학원, 집을 쳇바퀴처럼 굴러가는 아이들의 일정을 상상하다 가슴이 꽉 막혀 답답한 느낌이 들었다. 이런 생활을 하고 있는 아이들이 안쓰러웠다.
"꿈이요? 없는데요!"
"장래희망은 생각해 본 적이 없어요."
"저요? 돈 많은 백수요. 아니면 건물주?"
이런 아이들을 위해 교사인 나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나의 역할에 대한 고민은 깊어졌다.
사회를 넓게 바라봐야 그 안에서 각자 톱니바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다양한 직업들에 대해 알 수 있다. 학생이 사회를 바라보는 시야를 확장하도록 하는 건 교사가 시도할 수 있는 과제이다. 수업과 상담, 여러 활동을 통해 도전할 수 있다. 학교마다 진로교사가 배치되어 있지만 한 명의 진로교사가 전교생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프로그램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교사는 학생의 성장을 위해 씨앗을 심고 싹을 틔울 수 있도 북돋아 주어야 한다. 정면뿐만 아니라 좌우를 살필 수 있는 넓은 시야와 위뿐만 아니라 아래까지 굽어 살필 수 있는 섬세한 안목도 포함된다. 이는 학생들이 사회의 다양한 면모와 가려진 이들에게까지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이다.
학생들에게 진로를 물었을 때 희망사항이 없는 친구를 제외하면 익숙한 직업들이 들려온다. 기업 CEO, 교사,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 인테리어 전문가 등. 부모를 통해 또는 여러 매체를 통해서 접하는 직업군이라 생각한다. 멋있어 보이고 조명을 받는다. 드라마 『슬기로운 의사생활』, 『낭만닥터 김사부』,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가 인기가 좋았던 만큼 그 직업이 더 알려졌을 것이다. 하지만 세상에는 정말 다양한 직업이 있다.
누군가의 급식을 위해 새벽부터 집을 나서는 급식조리사, 환자의 건강을 위해 밤잠을 설치는 간호사, 멀리 직접 가지 않아도 필요한 것들을 문 앞으로 가져다주는 택배와 배달 기사, 쾌적하고 위생적인 도시 환경을 만들어주는 환경미화원이 있다. 의사와 변호사만이 존경을 받을 만한, 기억할 만한 직업이 아니다.
경험이 많은 교사라야 학생들에게 다양한 경험을 소개할 수 있다. 시야가 넓은 교사라야 학생들에게 더 넓은 시야를 트여줄 수 있다. 교사를 단순히 가르치기만 하는 직업으로 생각했던 나를 반성한다. 아이들은 교사라는 창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고, 때로는 교사의 가치관이 전달되기도 한다. 그래서 교사는 경험과 깨달음을 축적하여 시야를 넓혀야 한다. 때로는 새로운 배움으로 자신을 부수기도 해야 한다.
안주하는 마음을 경계한다. 교사의 질에 따라 교육의 질이 좌우되기 때문이다. 학문을 더욱 탐구하기도 하고 자기 계발을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 더 나아가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가져보는 것도 좋다. 습득한 내용들이 교육적 요소와 융화되어 새로운 배움으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배움을 멈추지 않는 교사가 되고 싶다. 교과 전공이든, 학생 상담이든, 행정 업무이든 상관없지만 때로는 학교를 벗어난 배움도 도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공인중개사 시험을 준비하거나 숲해설사 교육과정을 찾아보는 사람도 있다. 소설이나 동화 창작에 몰두하거나 언어 자격증을 준비하기도 한다. 이러한 배움이 교육과 연결지어 학생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는 학교 문화를 꿈꿔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