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 대신 방향을 선택한 기록
구독자가 줄어들던 시기가 있었다.
사실, 나는 그렇게 될 거라는 걸 알고 시작했다.
팟캐스트를 결심하고 가장 오래 고민했던 것은 '잘할 수 있을까'가 아니라 어디서부터 시작할 것인가였다.
기존의 유튜브 채널을 유지할 것인가, 아니면
완전히 새로운 채널을 만들 것인가.
기존 채널에는 23만 명의 구독자가 있었다. 그 숫자를 포기한다는 건, 지금까지의 시간과 성과를 스스로 내려놓는 일이었다.
반대로 기존 채널에서 팟캐스트를 시작하는 건 또 다른 두려움을 안고 있었다.
정확한 횟수와 무게, 바로 적용할 수 있는 운동 방법을 기대하는 사람들 앞에서, 느린 대화와 질문을 꺼내는 일. 구독자 이탈이 일어날 거라는 건,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로 새 계정을 만들어보기도 했다. 하지만 결국 나는 기존 채널을 선택했다.
이유는 단순했다.
내가 운동 영상을 시작했던 이유와 팟캐스트를 시작한 이유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느꼈기 때문이다.
내 메시지는 언제나 '멋진 몸을 만들자'보다 건강하게, 온전히 살아가는 삶에 더 가까이 있었다.
몸을 통해 삶을 이야기했던 사람이 이제는 대화를 통해 삶을 묻고 있을 뿐이었다.
물론, 대가는 분명했다.
구독자는 236K에서 215K로 줄어들었고 지금도 이탈은 계속되고 있다. 예전에는 쉽게 십만 단위를 넘기던 조회수가 이제는 200-300에서 멈춘다.
태연한 척해보려 했지만 그 숫자들은 내게 테스트처럼 다가왔다.
“이 방향이 맞는 걸까?”
“사람들이 더 이상 관심이 없는 건 아닐까?”
숫자는 언제나 빠르게 질문을 던지다. 그리고 그 질문은 대부분, 나 자신을 향한다.
나는 오랫동안
누군가를 북돋우는 '모티베이터'로 불려 왔고,
무언가를 하면 곧바로 반응이 돌아오는 세상에 살고 있었고,
숫자로 증명되는 삶에 익숙해져 있었다.
어쩌면 예전의 나라면 아마 쉽게 방향을 바꾸었을지도 모른다. 잘 되고 있는가가 내가 계속해도 되는지를 결정하는 기준이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
구독자는 줄어들고 있었지만 나는 여전히 마이크 앞에 앉아 있었고, 처음 계획했던 열 번의 인터뷰가 끝난 뒤에도 나는 다음 질문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 이유를 한참 뒤에야 알게 되었다.
이미 나는 숫자가 아니라 내가 가고 싶은 삶의 방향을 기준으로 움직이고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이 대화가 100명에게만 닿더라도, 그중 단 한 사람의 삶에 질문 하나를 남길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느꼈다.
나는 예전에, 아무도 보지 않던 운동 영상을 올리던 사람이었고 그때도 같은 마음으로 시작했다.
지금의 나는 여전히 겁이 난다.
사람들이 나를 어떻게 볼지,
내가 충분히 잘하고 있는지,
이 길이 정말 맞는지.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해졌다.
이제 나는
잘 되기 때문에
계속하는 사람이 아니라
내게 중요한 삶을 살고 있었기 때문에
계속하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
구독자가 줄어드는 현실 속에서도 내 중심은 무너지지 않았다.
삶을 바라보는 기준이 이미 달라져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점점,
나는 정답을 건네는 사람이 아니라,
각자가 자기 삶의 답을 찾도록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어가고 있었다.
GO ON — A Journey of Rising into Wholenes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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