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다수가 "예스"라고 말할때 "노"라고 할 수 있나

14. 좋은 문장으로 글쓰기

by 민쌤

"예스"가 익숙한 세상에서 "노"라고 말할 수 있기까지


다수가 "예스"라고 말할 때 "노"라고 할 수 있고, 누가 정해준 생각의 틀이 아니라 내가 정한 나의 구조의 틀 속에서 살아가길 원한다.

[나는 죽을 때까지 지적이고 싶다_중에서]


처음 세상을 마주했을 때, 저는 내향적이고 감성적인 성향, 흔히 말하는 ‘I’ 기질을 가진 사람이었다. 말수가 적었고 표정도 많지 않아, 사람들에게 호감형으로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나는 본래 온순하고 참을성이 많은 사람이었기에 쉽게 욱하거나 감정을 폭발시키는 성격은 아니었다.


그러나 사회라는 무대에 서게 되고, 출산과 육아라는 큰 전환점을 겪으면서 나의 내면도 서서히 달라졌다. 보다 논리적이고 단호한 면모가 나타나기 시작했고, 자연스럽게 'T' 성향이 삶 속에 자리 잡게 되었다.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특히 나이가 들수록 마주치는 갈등과 사건 사고 속에서 나는 점점 더 강해져야겠다고 느꼈다.

좋아하는 사람들 앞에서는 모든 것을 이해하고 감싸주는 것이 사랑이고 믿음이라고 생각했다. 내가 조금 더 노력하면, 내가 더 잘하면 된다고 믿었다. 하지만 그렇게 살다 보니 오히려 상처받는 일이 더 많아졌다. 참는 것이 미덕이라 여겼던 나는, 어느 순간부터 화가 많아진 사람으로 변해 있었다.


그래서 나를 지키기 위한 방어를 시작했다. 누군가가 상처 주는 말을 하면, 나 역시 말로 되갚아주는 방식으로 대응했다. 그래야만 상대도 느끼고, 생각하게 될 거라고 판단했다. 마음의 문을 닫고, 쏟아지는 말들에 맞서며 내 감정을 숨긴 채 살아갔다.


물론, 이러한 모습이 전부 'T' 성향 때문이라고 단정 지을 수는 없다. 다만, 나는 이 변화가 살아오면서 경험을 통해 만들어진 적응의 결과라고 생각한다. 남을 지나치게 의식하지 않게 된 것, 그리고 ‘아니요’라고 말하는 데 조금씩 익숙해진 것도, 결국엔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한 방식이었던 것이다.


철학자 하이데거는 인간을 “세상 속에 던져진 존재”라고 표현했다. 우리는 원하지 않아도 사회라는 공간 속에 놓이게 되고, 자연스럽게 타인의 기대와 시선을 따라 살아가게 된다. 나 역시 처음에는 그 흐름에 순응하며 살았다. 그러나 반복되는 오해와 상처 속에서 결국 깨닫게 되었다.


이제는 "사회 속의 나"와 "진짜 나" 사이에서 균형을 찾아가려 한다. 더 이상 사람들에게 휘둘리기보다는, 필요할 때는 "아니요"라고 말할 수 있는 용기를 내보는 연습을 해보려 한다. 그것이 바로 진짜 나답게 살아가는 첫걸음이라고 믿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다운 모습으로 나답게 살아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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