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추억 하나
최근에 내가 돈을 참 잘 썼다고 느낀 일이 있는가
_좋은 추억 하나
얼마 전, 만 원짜리 꽃 한 송이를 사서 지인을 찾아갔다. 아주 가까운 사이는 아니었지만, 가끔 언니가 운영하는 가게에 들러 일을 보곤 하는 사이였다. 가게를 연 지는 몇 달이 지났지만 사는 곳이 달라 그동안 가보지 못하다가, 우연히 내가 볼일이 있어 뒤늦게 방문하게 된 것이다.
오랜만에 가는 길이라 빈손으로 가기 민망해 꽃을 한 송이 사서 갔는데, 언니는 꽃을 받자마자 환하게 웃었다. 그 미소만으로도 얼마나 기뻐하는지 느낄 수 있었다. 덩달아 나도 마음이 따뜻해졌다.
사실 나는 한때 꽃을 좋아하지 않았다. 예전에 친언니가 플로리스트 일을 하면서 잔심부름을 너무 많이 시켜서, 꽃만 봐도 인상이 찌푸려질 정도였다.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꽃이 예쁘게 보이기 시작했고, 기쁜 일이 생기면 자연스럽게 꽃을 사는 습관이 생겼다. 자주 있는 일은 아니지만, 사람들에게 꽃은 사랑이고, 기쁨이고, 위로라는 생각이 들어서 좋아하게 된 것 같다. 꽃을 받는 순간은 그 사람만을 위한 특별한 시간을 만들어 주는 것 같기도 하다.
나는 꽃을 받는 것도 좋지만, 주는 걸 더 좋아한다. 누군가 꽃을 받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면 나까지 행복해진다. 그리고 사람마다 꽃을 받는 반응이 다 달라서 그 순간을 지켜보는 것도 즐겁다. 어떤 사람은 무덤덤하게 받아 한쪽에 내려놓기도 하고, 어떤 사람은 꽃을 받자마자 얼굴이 환해져 세상을 다 얻은 듯 웃는다. 또 어떤 사람은 이유도 모른 채 눈물을 흘리며 웃기도 한다.
그래서 그날의 만 원은 나에게는 별것 아닌 금액이었지만, 언니에게는 오래 기억될 감동이 되었을 것이다. 며칠 뒤, 언니는 고맙다며 커피 쿠폰을 보내줬다. 굳이 그러지 않아도 되었지만, 그 마음이 고스란히 느껴져 나는 감사히 받았다.
그날의 작은 꽃 한 송이는, 나에게도 고마운 추억으로 남았다.
“꽃을 주는 사람의 손에는 언제나 향기가 남는다.”
– 마더 테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