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움의 온도

가을 하늘을 바라보다가

by 민쌤

그리움의 온도

_가을 하늘을 바라보다가

어제는 비가 내린 뒤 하늘이 참 예뻤다. 빗방울이 씻어낸 공기 사이로 햇살이 스며들고, 구름은 느리게 흘러갔다. 문득 창밖을 보다가, 한때 내 하루였던 사람들을 떠올렸다. 나와 함께 웃고, 함께 걸었던 그 시간들. 언제부턴가 연락이 끊기고, 이름조차 멀게 느껴지지만, 이상하게도 그날의 빛과 향기는 아직도 마음 한편에 남아 있다.

시간이 흘러도 어떤 사람은 잊히지 않는다. 그들의 말투, 웃음, 다정했던 눈빛 하나까지도 기억 속에서 되살아난다. 마치 바람에 실려 오는 음악처럼 불현듯 마음을 울리고 지나간다. 그때의 나를 떠올리면 조금 쑥스럽기도 하지만, 그 시절의 나는 분명 더 순수했고, 더 솔직하게 사랑했다.

그리움은 잊었다고 생각할 때 다시 찾아온다. 무심히 지나가는 바람 한 줄기에도, 오래 들었던 노래 한 소절에도, 그 사람의 흔적이 숨어 있다. 그래서 그리움은 참 묘하다. 사라진 줄 알았는데, 마음의 가장 깊은 곳에서 여전히 살아 숨 쉰다. 어쩌면 그리워한다는 건, 여전히 마음속에 누군가를 품고 있다는 뜻일지도 모른다.

오늘도 나는 잠시 그 마음을 꺼내본다. 그리워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건, 내가 여전히 살아 있다는 증거이다. 감정이 남아 있다는 것은, 세상에 대한 온기가 아직 내 안에 머물고 있다는 뜻이다. 그리움은 때로 아프지만, 그것은 동시에 사랑의 또 다른 얼굴이다.

그래서 나는 그리움을 미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감사한다.
그리워할 대상이 있다는 건, 내가 누군가를 진심으로 사랑하며 살아왔다는 증거이니까.
그것은 나에게 주어진 축복이며, 지나간 사랑이 남겨준 가장 따뜻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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