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있는 시간과 나만의 시간

by 민쌤

혼자 있는 시간과 나만의 시간



나는 혼자 있는 데 익숙한 사람이라고 생각해 왔다. 어릴 때부터 늘 주변에 사람이 많았고, 관계 속에서 살아왔다. 그래서인지 ‘혼자 있음’은 문제 되지 않았다. 그런데 문득 이런 질문이 생겼다.


나는 과연 나만을 위한 시간을 가져본 적이 있었을까.


요즘 가끔 노트북과 책을 들고 카페에 간다. 하지만 그 시간에도 글을 써야 한다는 부담, 책을 읽어야 한다는 의무가 따라온다. 쉬는 듯하지만 여전히 무언가를 해내야 하는 시간이다. 그제야 알게 되었다. 혼자 있는 것과

나만의 시간을 갖는 것은 다르다는 사실을.


그럼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무엇일까? 그중에서 멍 때리기가 오로지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시간이라고 생각한다. 무의식적으로 행하는 짧은 순간의 찰나일지라도 멍 때리는 시간이 중요한 행위라고 생각한다.


요즘 SNS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영상들이 많다. 창밖을 바라보는 사람, 식어가는 커피, 바람에 흔들리는 커튼. 설명도 없고 말도 없는데 이상하게 손가락이 멈춘다. 지루하지 않고, 오히려 마음이 느슨해진다.


우리는 오래도록 집중해야만 가치 있는 시간이라고 배워왔다. 생산적이지 않으면 불안했고,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뒤처지는 것 같았다. 멍 때리기 릴스는 그 믿음에 조용히 말을 건다.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괜찮다”라고.


멍 때리기는 게으름이 아니다. 생각을 비우는 시간이 아니라 생각을 억지로 밀어붙이지 않는 상태에 가깝다. 아이디어는 대부분 열심히 고민할 때가 아니라 샤워 중이거나, 창밖을 가만히 바라볼 때 찾아온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시간 동안 마음과 생각은 조용히 정리된다. 그래서 멍 때리기가 필요하다.


멍 때리기는 마음의 속도를 낮춰주고, 지친 감정을 회복시키며, 내 상태를 돌아보게 만든다. 요즘 사람들이 멍 때리기에 끌리는 이유는 더 잘 살기 위해 더 많이 쉬어야 한다는 걸 이미 알고 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아무 성과가 없어도 아무 말이 없어도 그 시간은 분명 나를 위한 시간이다. 오늘은 잠시 멈춰도 괜찮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 용기를 스스로에게 허락해 보자. 그래도 괜찮은 우리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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