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을 거야

by 민쌤

괜찮을 거야



12월의 마지막 주를 지나고 있다. 달력의 끝자락에 다다르면 늘 그렇듯, 나는 무의식적으로 나를 돌아본다.
올해는 무엇을 이루었고, 무엇을 놓쳤는지.


되돌아보면 참 많은 일들이 있었다. 눈에 띄는 성취나 박수 받을 만한 결과는 없었을지 모르지만, 그 많은 일들 사이에서 나는 하루도 가볍게 살지는 않았다.

해야 할 일 앞에서 도망치지 않았고, 하고 싶은 마음이 사라진 날에도 자리를 지켰다. 빠르게 성장하지는 못했지만, 멈추지 않고 살아왔다는 사실 하나만큼은 분명하다. 그래서 오늘은, 그 사실만으로도 나 자신을 한 번쯤은 꼭 안아주고 싶다.


“자신에게 친절해지는 법을 배우는 데에는 시간이 걸린다.”
브레네 브라운


지금의 나는 여전히 확신보다는 질문에 더 가깝다. 앞으로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 지금의 선택이 맞는 길이었는지, 성과라는 이름의 결과가 과연 따라와 줄지 알 수 없다.


어쩌면 내년 이맘때도, 크게 다르지 않은 풍경 속에 서 있을지도 모른다. 여전히 불안하고, 여전히 부족하다고 느끼며 또다시 나를 평가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멈추지 않기로 했다.


앞이 분명하지 않다는 이유로 오늘을 대충 살고 싶지는 않다. 확신이 없다는 이유로 내가 사랑하는 일들을 내려놓고 싶지도 않다. 실패가 반복되는 날도 있을 것이다. 실수로 마음이 무너지는 날도 있을 것이다. 그럴 때마다 다시 처음으로 돌아온 것처럼 느껴질지도 모른다.


하지만 나는 안다. 그 모든 날들 속에서도 나는 여전히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것을.


내년에도 나는 완벽하지 않을 것이다. 그래도 괜찮다. 조급하지 않고, 비교하지 않고, 내 속도에 맞춰 살아갈 수 있다면. 하고 싶은 일과 해야 할 일을 구분하며, 때로는 흔들리더라도 끝내 나를 버리지 않는 삶을 살고 싶다.


천천히 가도 괜찮다. 불안해도 괜찮다.

다만, 멈추지만 않으면 된다.

괜찮을 거야.
지금도, 그리고 앞으로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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