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히 쌓아 올린 시간에 대하여
2025년, 나의 TOP 3
조용히 쌓아 올린 시간에 대하여
2025년에는 화려하지 않았다. 그러나 하나도 쉽게 얻어진 일은 없었다.
첫 번째.
5월 말, 나는 브런치스토리에서 글을 쓰기 시작했다. ‘작가’라는 말이 아직은 낯설고 조심스러웠지만, 매일 읽고, 필사하고, 쓰는 시간을 견뎌온 끝에 마침내 글을 놓을 자리를 얻었다.
그것은 시작이었고, 동시에 나 자신에게 건네는 약속이기도 했다. 이제는 미루지 않겠다고, 쓰고 싶은 마음을 외면하지 않겠다고.
“우리는 반복하는 행위 그 자체가 된다.”
_아리스토텔레스
매일의 작은 선택들이 결국 나를 이 자리까지 데려왔다는 사실을 그때 비로소 실감했다.
두 번째.
9월에는 여러 사람의 삶을 함께 엮은 공동 자서전에 참여했다. 각자의 이야기는 달랐지만, 삶을 대하는 태도만큼은 닮아 있었다.
조용히 살아온 시간들, 말로 다 하지 못했던 순간들, 그 모든 기록이 한 권의 책으로 묶였고 그 책은 국립중앙도서관에 남았다.
누군가에게는 작은 이력일지 모르지만, 나에게는 분명한 증거였다. 나는 분명히 살아왔고,
그 시간을 글로 남길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증거.
세 번째.
라인댄스 단체전에서 대상이라는 뜻깊은 순간을 만났다.
이 성과는 혼자의 힘이 아니었다.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같은 리듬으로 발을 맞춘 시간의 결과였다.
몸이 기억하는 노력, 연습이 쌓여 만들어낸 순간, 그리고 함께였기에 가능했던 결과. 이 경험은 나에게 다시 한번 알려주었다. 삶도, 배움도, 성취도 결국은 ‘함께’ 가는 일이라는 것을.
돌아보면 2025년은 눈에 띄는 성공보다 지켜낸 시간들이 더 많았던 해였다. 그래서 2026년에는 크게 욕심내지 않으려 한다. 다만 건강하게, 그리고 좋은 일들이 조용히 찾아오길 바란다.
서두르지 않고, 묵묵하게, 내가 가야 할 길을 걸어가 보려 한다. 그 끝이 유턴이라 하더라도 괜찮다. 한 번쯤은 꼭 가보고 싶은 길이 생겼다는 것, 그 자체가 이미 나에게는 충분한 이유가 되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