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러운 하루를 산다는 것

by 민쌤

만족스러운 하루를 산다는 것



하루를 돌아보며 “오늘은 잘 살았다”라고 말할 수 있는 날은 어떤 모습일까.


요즘의 나는 선뜻 고개를 끄덕이기 어렵다. 머릿속은 늘 복잡하고, 해야 할 일은 끝이 없는데, 눈에 보이는 성과는 많지 않다. 하루 24시간이 모자라다는 생각이 들 때마다, 만족이라는 단어는 자꾸만 멀어진다.


나의 하루는 비교적 규칙적이다. 아침에 일어나 독서를 하고, 집안일을 하고, 운동을 한다. 가족이 먹을 음식을 준비해 두고 오후에는 학원으로 출근해 저녁 8시까지 근무한다. 집에 돌아오면 다시 집안일을 하고, 책을 펼친다. 이 패턴이 매일같이 반복된다.


잠깐 지인을 만나는 시간이 생기면 반가움도 잠시 ‘내 시간이 다시 조정해야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하루를 꽉 채워 살고 있음에도, 정작 나를 위한 시간은 늘 부족하다.


지금의 생활은 사실 예전보다 많이 정리된 상태다. 본업이 있고, 가정을 책임져야 하는 위치에 있다 보니 독서와 글쓰기를 꾸준히 이어간다는 것 자체가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럼에도 나는 여러 개의 모임을 동시에 이어가고 있다. 현재 참여 중인 모임만 다섯 개, 다음 달부터는 직접 만든 독서모임까지 더해져 여섯 개가 된다. 좋아서 시작한 일이지만, 마음 한편에서는 또 한 번의 ‘시간 재조정’이 필요하다는 신호가 분명하게 울리고 있다.


“바쁘다는 것은 선택의 결과다.”
이 말이 요즘 유독 마음에 남는다.


나는 시간이 없어서 힘든 것이 아니라, 너무 많은 것들을 동시에 붙잡고 있어서 지치는 것일지도 모른다. 잘 해내고 싶은 마음, 놓치고 싶지 않은 마음이 쌓여 하루를 숨 가쁘게 만들고 있다.


생각해 보면, 내가 원하는 ‘만족스러운 하루’는 거창하지 않다. 모든 할 일을 완벽하게 끝내는 날이 아니라, 하루의 리듬이 나를 소모시키지 않는 날이다. 해야 할 일을 억지로 밀어 넣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흘러가고, 그 안에서 나를 돌볼 여백이 있는 하루.


지금의 나는 하루를 촘촘히 채우고 있지만 싫지는 않다. 하지만 나는 다시 루틴을 점검하려 한다. 지켜내기 어려운 계획이 아니라, 실행하기 쉬운 구조로 변경해보려 한다. 욕심을 덜어내고, 꼭 필요한 것들만 남기는 방식으로. 그래야만 나만의 시간과 생활을 현실적으로 지켜낼 수 있을 것 같다.


만족스러운 하루는 더 많은 일을 해낸 날이 아니라, 나의 속도를 존중하며 살았던 하루일 것이다. 오늘 하루를 돌아보며 스스로에게 이렇게 말할 수 있다면 충분하다.


“오늘도 애썼다. 이 정도면 잘 살았다.”

그 한 문장이, 내일의 하루를 다시 살아갈 힘이 되어줄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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