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을 쓰게 될 줄은 정말 몰랐다. 함께하고 있는 모임에서 전자책 출간 이야기가 나왔을 때, 나는 그저 듣는 사람 중 하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공동 출간이라는 이름 아래 내가 쓰는 사람이 되어 있었다. 하루아침에 브런치스토리 작가가 되어 매일 글을 쓰고 있는 것도 벅찬데, 전자책이라니. 이런 날벼락이 또 있을까.
전자책을 쓰는 법도 모르고,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지도 모르는 상태에서 마음이 먼저 조급해졌다. 혹시 내가 팀에 민폐가 되지는 않을지, 나 하나 때문에 전체 흐름이 늦어지지는 않을지 그런 걱정이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다행히 글의 주제는 이미 브런치에서 여러 번 다뤘던 이야기들이었지만, 1인이 감당해야 할 분량을 떠올리니 숨이 막혔다.
‘이 많은 양을 내가 정말 써낼 수 있을까?’
그 질문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나는 글을 잘 쓰는 사람도 아니고, 이야기를 술술 풀어내는 재주가 있는 사람도 아니다. 오히려 매번 쓰면서 멈추고, 지우고, 다시 쓰는 쪽에 가깝다. 그래서인지 마감이 다가올수록 마음은 더 불안해졌고, 잠자리에 누워서도 글 생각에 쉽게 잠들지 못했다. 쓰지 못한 문장들, 비어 있는 페이지들이 자꾸만 머릿속에 떠올랐다.
마감까지 남은 시간은 약 5일.
‘닥치면 하게 된다’는 말을 수도 없이 들어왔지만, 막상 그 상황에 놓이니 그 말이 위로가 되기보다는 부담으로 다가왔다. 지금 내가 선택해야 할 건 무엇일까. 무작정 써 내려가야 할까, 아니면 차분히 구도를 잡고 한 줄 한 줄 신중하게 써야 할까. 그마저도 헷갈리기 시작했다.
고민 끝에 내가 선택한 방법은 단순했다. 잘 쓰려고 애쓰지 말고, 타인에게 내 인생 이야기를 설명하듯이 써보기로 했다. 처음부터 완성도를 기대하지 않고, 일단 끝까지 늘어 쓰고 나서 반복해서 고쳐보는 방식. 초고는 엉망이어도 괜찮다고, 지금은 쓰는 게 먼저라고 스스로를 설득했다. 이 방법이 정답인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나를 멈추게 하지는 않을 것 같았다.
처음 쓰는 전자책이라 부담은 여전히 크다. 하지만 이 글이 얼마나 잘 될지는 나중 문제다. 지금의 나는, 팀에 누가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나 자신에게 부끄럽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해 써 내려가고 싶다. 완벽하지 않아도 괜찮다. 처음이니까, 서툴러도 괜찮다. 중요한 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가보는 일일 것이다.
“글쓰기는 재능의 문제가 아니라, 끝까지 앉아 있을 용기의 문제다.”
오늘도 나는 그 용기를 조금 끌어모아 키보드 앞에 앉는다.
이 전자책이 내 인생의 대작이 되지 않더라도,
분명 하나의 중요한 기록은 될 것이라 믿으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