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가장 중요한 또는 가장 소중한 루틴은 뭔가요?

by 민쌤

나에게 가장 중요한 또는 가장 소중한 루틴은 뭔가요?



내가 대단한 사람이라서 루틴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실은 루틴이 없으면 다시 무너질까 봐 두려워서 나는 매일 같은 일을 반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내게 가장 소중한 루틴은 단순하다.


매일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필사를 하는 것.

이 세 가지는 내 하루를 지탱하는 가장 단단한 기둥이다. 하지만 나는 처음부터 이런 루틴을 가진 사람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무것도 하고 싶지 않았던 날이 더 많았다.


하루를 버텨내는 것조차 힘들어서 그저 누워만 있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다. 그래서 나는 나를 살리기 위해 루틴을 만들었다. 살아내기 위해서였다. 나는 루틴을 거창하게 만들지 않았다. 처음부터 큰 계획을 세우면 쉽게 지치고 포기할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할 수 있는 만큼만, 내가 감당할 수 있는 분량만 정해두었다.


사람들은 종종 “루틴은 무조건 많이 해야 한다”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다르게 생각한다. 루틴은 많이 하는 것이 아니라, 끊기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꾸준함은 재능을 이긴다.” 이 말은 너무 흔한 말 같지만, 살아보니 결국 이 말이 진짜였다.


내 삶에 맞는 루틴을 만들었다. 나는 오후에 일하는 생활을 한다. 그래서 남들이 말하는 ‘아침형 루틴’을 따라 하기가 쉽지 않았다. 누군가의 멋진 루틴표를 따라 해보기도 했지만 며칠 지나지 않아 내 생활과 맞지 않아 무너졌다. 그때 깨달았다. 루틴은 남의 삶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내 삶에 맞게 새로 짜야하는 것이라는 걸.


그래서 나는 나만의 시간표를 만들었다. 오전에는 필사와 글쓰기를 한다. 오후에는 일을 하며 하루를 보내고,

저녁에는 틈틈이 책을 읽는다. 이 루틴은 단순하지만 내 하루를 안정적으로 만들어주었다. 루틴이란 결국 내 삶을 관리하는 것이 아니라 내 마음을 지켜내는 방식이었다.


나를 살린 건 '인증'이라는 작은 습관이었다. 루틴에는 한 가지 중요한 습관이 더 있다. 바로 인스타그램에 나의 하루를 기록하는 일이다. 처음부터 쉬웠던 것은 아니다. 하루에 게시물 하나를 올리는 것도 버거웠다. 사진을 고르고 글을 쓰는 일이 귀찮게 느껴졌고 어떤 날은 그냥 조용히 사라지고 싶기도 했다.


그런데 나는 어느 순간부터 하루에 네 개의 게시물을 올리기 시작했다. 첫 번째는 오전 명언 필사. 두 번째는 일상 속에서 있었던 소소한 이야기. 맛있는 음식이나 커피 사진을 올리기도 한다. 세 번째는 브런치스토리에 적었던 글 중 일부 문장. 그리고 마지막은 하루를 마무리하며 쓰는 필사 기록이다. 이 네 가지 인증은 내가 스스로 정한 약속이다. 누가 시켜서가 아니라, 나를 지키기 위해 만든 약속이다.


누군가가 내 글을 기다린다는 사실. 처음에는 그저 나를 위해 시작했다. 글을 쓰는 것도, 필사를 하는 것도

오직 나 자신을 살리기 위한 선택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 글을 읽고 하트를 눌러주는 사람들이 생겼다.


공감 댓글을 남기는 사람들이 생겼다. 내 일상을 보며 대리만족을 한다는 사람도 있었고 내 글을 읽고 위로를 받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그 말을 들을 때마다 내 마음은 이상하게 따뜻해졌다.


내가 힘들어서 시작했던 일이 누군가의 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만큼 감사했다. 그러면서 나에게 작은 책임이 생겼다. 내가 멈추면 안 될 것 같다는 마음. 내 글을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다는 생각. 그래서 나는 오늘도 루틴을 이어간다. 그 책임이 부담스럽지 않다. 오히려 나를 다시 일으켜 세우는 힘이 된다.


루틴은 나를 단단하게 만드는 가장 작은 약속이다. 나는 루틴을 남에게 권할 때 절대 “이렇게 해야 한다”라고 말하지 않는다. 루틴은 남이 하는 루틴을 따라 하는 것이 아니라 나에게 맞는 루틴을 사소하게 늘려가는 과정이기 때문이다.


나 역시 처음에는 하루 한 개의 게시물로 시작했다. 그 작은 실천이 쌓여 두 개가 되고 세 개가 되고 지금은 네 개가 되었다. 그 결과 나는 알게 되었다. 사소한 루틴은 결코 사소하지 않다는 것을.


작은 실천은 언젠가 나를 구한다. 작은 반복은 결국 나를 단단하게 만든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말하고 싶다.

루틴은 거창할 필요 없다. 처음부터 많은 분량을 정할 필요도 없다. 그저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 하나부터 시작하면 된다. 그리고 그것을 오늘도 해내면 된다.


그렇게 하루가 쌓이면 어느 날 우리는 알게 될 것이다. 내가 쌓아 올린 사소한 루틴들이 결국 단단한 나를 만들어주었다는 것을.


“당신이 반복하는 것이 당신을 만든다.”
아리스토텔레스


나는 오늘도 반복한다. 글을 쓰고, 책을 읽고, 필사를 한다. 그 작은 루틴이 내 삶을 조금씩 더 따뜻하게 만들어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나는 믿는다. 사소한 루틴이 쌓여 결국 단단한 나를 만들어줄 것이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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