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명절 연휴 동안 나는 돈이 아니라, 나 자신에게 수업료를 냈다. 사람들은 명절이면 쉬어야 한다고 말하지만, 내게 명절은 오히려 마음이 더 분주해지는 시간이다. 집안일은 늘어나고, 사람들의 연락은 많아지고, 해야 할 일들은 끝도 없이 쌓인다. 몸은 쉬고 싶은데 머릿속은 쉬질 못한다. 그런 와중에 나는 라인댄스 1급에 도전했다.
지도자 3급을 따고, 2급까지 마친 나에게 사실 1급은 지금 당장 꼭 필요한 과정은 아니었다. 누군가가 묻는다면, “굳이 지금?”이라고 말할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었다. 내가 이걸 신청한 이유는 ‘필요해서’가 아니라, ‘하고 싶어서’였다는 것을.
마음이 먼저 움직였고, 몸은 뒤늦게 따라가기 시작했다. 어쩌면 그게 내가 인생을 살아오는 방식이었는지도 모른다. 완벽한 준비가 되어 시작한 적은 거의 없었다. 그저 마음이 끌리는 쪽으로, 나를 조금 더 성장시키는 쪽으로 발을 내디뎠다. 그런데 문제는 그다음부터였다. 중간중간 수업을 빠지다 보니, 기본 스탭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라인댄스는 기본이 무너지면 모든 것이 무너진다. 발이 엇갈리고 중심이 흐트러지면, 춤이 아니라 불안이 된다. 나는 내 몸이 흔들리는 걸 보며, 마음까지 흔들리는 걸 느꼈다.
“왜 이렇게 됐지?”
“내가 지금 뭘 하고 있는 거지?”
“괜히 신청한 건 아닐까?”
스탭이 꼬이면, 머릿속도 같이 꼬였다.
단순히 춤이 안 되는 문제가 아니었다. 그건 나의 자신감이 흔들리는 문제였다. 연휴 동안 해야 할 일은 많은데, 연습은 해야 하고, 그런데 연습을 하려면 마음을 비워야 하는데 명절은 도무지 마음이 비워지지 않는 시간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었다. 이미 신청해 버렸다. 이미 도전해 버렸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 마음이 이미 “해보자”라고 말해버렸다. 그래서 나는 하루 종일 틈만 나면 스탭 생각을 했다.
눈을 감아도 스탭이 떠오르고, TV를 보다가도 스탭이 떠오르고, 잠깐 앉아 있다가도 갑자기 벌떡 일어나 사부작사부작 발을 움직여 보았다. 내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누가 강요한 것도 아닌데 나는 내 안에서 계속 나를 밀어붙이고 있었다. 그런 순간에 문득 깨달았다. 이번 도전은 단지 자격증을 위한 과정이 아니라는 것을.
라인댄스 1급이 나에게 필요한 이유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서’만이 아니었다. 이 과정은 어쩌면, 내가 나를 다시 단단하게 만드는 훈련이었다. 인생은 늘 내 중심을 시험한다. 중심이 무너지면 마음이 무너지고, 마음이 무너지면 하루가 무너진다. 그리고 하루가 무너지면 결국 나 자신이 무너진다. 그래서 나는 이 도전을 허투루 하고 싶지 않았다.
잘 안 될 수도 있다. 실수할 수도 있다. 남들보다 늦을 수도 있다. 하지만 잘 될 수도 있다. 내가 생각한 것보다 더 멋지게 해낼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이 과정 속에서 나는 분명히 조금 더 성장할 것이다. 나는 이번 도전을 내 인생의 작은 큐브라고 생각한다.
작은 큐브 하나를 맞추는 일은 사소해 보이지만, 그 큐브들이 쌓여 결국 내 인생의 모양을 만든다. 누군가는 명절 연휴를 쉬는 시간이라 말하겠지만 나는 명절 연휴에 나를 다시 가르쳤다. 내가 흔들리는 순간에도 다시 발을 디딜 수 있도록, 내가 꼬이는 순간에도 다시 중심을 잡을 수 있도록.
결국 이번 연휴 동안 내가 배운 것은 하나였다. 연습만이 나를 배신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꾸준함이란 내가 무너지지 않기 위해 내가 나를 붙잡는 가장 확실한 방법이라는 것. 나는 앞으로도 도전을 멈추지 않을 것이다. 지금보다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남은 인생을 조금 더 윤택하고 단단하게 살아내기 위해서, 나는 또 한 번 내 발을 움직인다.
흔들려도 괜찮다. 꼬여도 괜찮다. 중요한 건 결국 다시 일어나 다시 스텝을 밟는 것이다. 나는 오늘도 조용히, 내 인생의 리듬을 맞추는 중이다.
“연습은 배신하지 않는다. 배신하는 건 늘 포기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