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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Jan 20. 2022

"엄마 사랑해" "아빠도 사랑해" "고맙다 우리 딸"

행복은 결국 사랑이다



행복한 삶은 겪었던 고통이 얼마나 많고 적은가보다는 그 고통에 어떻게 대처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사람들과의
관계이며, 행복은 결국 사랑이다.
- 영혼이 강한 아이로 키워라 <조선미>





오늘은 친정 부모님 모시고

종합병원에 정기 진료받으러 가는 날이다.

아버지가 알츠하이머 치매 진단을 받은 지 4년이 되어간다. 진단받을 당시만 해도, 2년 정도 후면 가족을 못 알아보고 거동이 힘들어서 요양원에 모셔야 할 거라고 예상했다. 그런데 4년이 되어가는 지금까지 가족들을 모두 알아보고 대화 나누는 데도 어려움이 없으시다. 다만 거동이 힘드셔서 집 안에서 겨우 생활하고 계신다. 외출할 일이 생기면 오빠가 휴가를 내거나 쉬는 날 일정을 맞춰 아빠를 케어한다. 몇 달 전에는 외출용 휠체어를 구비했다.


이번에는 한겨울이고 코로나 확진자 수도

많아서 보호자만 방문해 약 처방을 받기로 했다.

오전에 언니 함께 출발하기 위해 부모님 집에 들렀다. 엄마가 안방 문을 열고 활짝 웃으셨다. 단톡방에서 읽은 '따스한 문장'이 떠올랐다. '사랑해'라는 말을 누구에게 전할까 고민했는데, 부모님께 전하기로 마음먹었다. 안방으로 들어가 엄마를 포옹하며 '엄마 사랑해"라고 말했다. "아이고 고맙다 우리 딸" 엄마가 한 톤 높여 내 어깨를 토닥이며 화답했다. 침대에 누워 계시는 아빠의 어깨를 감싸며 "아빠도 사랑해"라고 말했다. 아빠가 눈을 감은 채로 "고맙다 우리 딸"이라고 화답했다.


잠시 후에 나갈 준비를 하고 있는데

아빠가 방 안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셨다. 

화장실 앞에 멈춰 선 채로 나를 지긋이 바라보며 미소 지으셨다. 그 모습이 재미있나는 큰소리로 웃었다. 옆에 있던 언니가 "아빠는 저렇게 웃으실 때가 진짜 귀여우셔"라고 얘기하며 다 함께 웃었다. 아빠는 간혹 소변을 참지 못해 실수할 때가 있으시다. 그럴 때는 온 가족이 걱정 한가득이다. 요즘은 컨디션이 조금 나아지셔서 가족 단톡방에 평화가 찾아왔다. 이런 날도 저런 날도, 주어지는 일상에 적응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랑해'라는 세 글자, 표현해야 온전히 전달된다는 걸 알면서도 머뭇거리게 된다. 아프고 연로하신 부모님께 온몸으로 마음을 표현하며 사랑과 행복이 충만한 날이었다.


사. 랑. 해.

행복은 결국 사랑이다.

백번 맞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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