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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Dec 13. 2021

하루 30분 디지털 디톡스

- 내 안의 나를 만난다



스마트폰 없는 삶이 가능할까. 언제부터 스마트폰이 삶의 일부가 되었을까. 20대 중후반에 '삐삐'라는 통신 수단을 거쳐, 연애시절에 남편(그 당시 남자 친구)이 시티폰이라는 걸 개통해서 통신사 기지국 주변을 배회하며 통화를 하던 기억이 있다. 그 후로 2G 폰을 거쳐 스마트폰이 손 안의 컴퓨터로 깊숙이 스며들었다. 무엇보다 강력하게 나를 끌어들인 건 '카카오톡 서비스'였다. 단톡방 채팅으로 시공간을 뛰어넘는 그룹 채팅이 가능해진 것이다. 팀 관리와 고객 관리를 하는 본업의 특성상 일일이 전화통화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줄어들었다.



그렇게 스마트폰 안에서 소통하는 일이 점점 더 잦아졌다. 여기에 코로나19가 온택트 문화를 확장시키며 가상의 세계에 힘을 보탰다. 어느샌가 하루의 시작과 끝을 스마트폰과 함께 하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스마트폰 알람이 아침을 깨우는 소리에 눈을 뜨고 알람 해제로 하루를 연다. 이어 메모장 앱을 열고 중요한 일정이 있는지 확인한 후 '투 두 리스트(To do list)'를 눈으로 훑는다. 개인 톡, 단톡방에 들어온 카톡, 문자를 확인한다. 단톡방의 새로운 카톡이 늘 상단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뿐만이 아니다. 하나씩 하나씩 늘어나는 수많은 앱들이 주연과 조연, 엑스트라로 맡은 배역을 소화하며 나의 하루를 돕는다.



작년 가을부터 SNS 블로그를 시작하면서 디지털기기와 함께 하는 시간은 하루의 전부가 되다시피 했다. 블로그를 시작으로 카카오 브런치, 카카오 뷰 채널을 시작하면서 본업과 부캐가 디지털기기 안으로 들어왔다. 손 안에서 스마트폰을 놓을 수가 없었다. 나만의 세계로 구축해가고 있는 SNS 채널을 들여다보는 재미에 푹 빠졌다. 잠이 들기 전까지 SNS 채널과 카톡, 문자를 확인하며 하루를 마무리했다. 이쯤 되면 디지털 중독인가.



우린 지금 너무 많이 읽고 너무 많이 알고 너무 많이 경험하고 있다. 잠시도 내면의 느낌에 머물지 못하고 깊은 침묵과 고독을 견디지 못하고 끊임없이 찾아다니고 찍어올리고 나를 알리고 얼굴도 모르는 이들의 인정을 구하고 있다. - 걷는 독서 <박노해>



깊은 침묵과 고독의 시간을 가져보라는 내면의 소리가 들려온다. 디지털기기에서 한걸음 물러나 하루 30분 나만의 시간을 가져본다. 스마트폰도 책도 멀리 두고 하루 30분 디지털 디톡스를 시작한다. 긴장이 풀리며 잠시 적막감이 감돈다. 점차 고요함에 익숙해진다. 내 안의 나를 만난다. 동화 속에 나올법한 이야기가 되어버린 시골 풍경, 디지털기기가 없어도 즐거웠던 학창 시절, 아내가 되고 엄마가 되어 가정을 꾸리고 잠시 잊었던 나를 다시 찾아가는 여정, 코로나 이후 달라진 온택트 세상, 텅 빈 도화지 속의 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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