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라카미 하루키, <댄스 댄스 댄스>, 문학사상, 2009
"그래서 난 도대체 어떻게 하면 좋을까?"
"춤을 추는 거야"라고 양 사나이는 말했다.
"음악이 울리는 동안은 어쨌든 계속 춤을 추는 거야. 내가 하는 말 알아듣겠어? 춤을 추는 거야. 계속 춤을 추는 거야. 왜 춤추느냐 하는 건 생각해선 안돼. 의미 같은 건 생각해선 안돼. 의미 같은 건 애당초 없는 거야. 그런 걸 생각하기 시작하면 발이 멈춰버려. 한 번 발이 멈추면 이미 나로선 어떻게도 도와주지 못하게 되고 말아. 그렇게 되면 자네의 연결고리는 모두가 없어지고 말아. 영원히 없어지고 마는 거야. 그렇게 되면 당신은 계속 이쪽 세계에서밖엔 살아가지 못하게 되고 말아. 자꾸자꾸 이쪽 세계로 끌려들고 마는 거야. 그러니까 발을 멈추면 안돼. (중략) 두려워할 건 아무것도 없어. 당신은 분명히 지쳐 있어. 지쳐서 겁을 먹고 있어. 누구에게나 그런 때가 있어. 무엇이고 모두 잘못되어 있는 것처럼 느껴지는 거야. 그래서 발이 멈춰버리거든."
(상 p.1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