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영, <마음밥>, 솔아북스, 2017
몸밥을 먹어 건강한 몸을 만들듯 마음밥을 먹어야 마음도 튼튼해지고 건강해질 수 있다. 가장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마음밥은 바로 책.
음악, 그림, 소설, 철학, 사회학, 명상, 종교 등 다양한 장르의 이야기들이 책 속에서 잠자고 있다. (10-11쪽)
고통은 무언가 낯설고 두려운 것을 경험하는 과정이다. 인간은 익숙함을 선호하고 낯선 것은 본능적으로 두려워한다. 이 두려움을 읽을 줄 알게 되면 두려움은 자신의 부피를 줄이기 시작하다가 이내 안개처럼 사라져 버린다. 두려움의 강도가 클 때 우리는 이것을 고통으로 인식한다... (중략)... 고통은 결국 내가 삶에 눈뜨는 과정이다. 삶에 눈뜨게 되면 어둠에 익숙해지는 눈길처럼 고통을 어둠으로 인식하지 않고 어둠에 익숙해진 눈길로 바라볼 수 있는 거리와 객관을 확보하게 된다. 말하자면 삶에 여유로운 시선을 지닌 사람은 이미 그 어두운 길을 걸어온 사람인 것이다.
- 고통은 왜 힘이 드는가, (62-63쪽)
정신을 다독이고 건강하고 튼튼하게 할 마음밥은 먹지 않고 늘 몸밥만 배부르게 먹고 또 먹고 목으로 손을 집어넣어 토하고 다시 먹는 비만의 사람들이 다이어트에 목을 매고 요요를 경험하면서도 다시 다이어트에 미친 듯 몰입하는 세상에 우리가 산다. 마음 성형은 생각해본 적 없으나 늘 몸뚱이 성형은 쌍꺼풀까지도 바꿔야만 행복하다고 착각하는 미몽의 세상을 깨울 종소리가 울려퍼진다. 뎅 . 뎅 . 뎅
- 마음이, 생각이, 나의 삶을 안내하는 바로미터란다, (94쪽)
인간은 홀로 살 수 없다. 관계를 형성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 때로 능력이 출중하거나 운이 좋아 삶의 때를 만나 최고의 자리에 오른다 하더라도 그것이 온전히 나의 덕일 수는 없다. 내가 뛰어난 사람이라면 나를 지지해주고 기다려준 수없이 많은 사람들이 곁에 있었음을 잊어서는 안 된다. 받은 만큼 돌려주는 것. 이것은 받은 자의 당연한 의무다. 하늘 아래 엄연히 내 것이라고 말할 것이 무엇이 있는가? 모두 나누는 것이다. 적게 가진 자는 적게 나누고 많이 가진 자는 많이 나누는 것, 이것이 노블리스 오블리주의 진정한 의미가 아닐까?
- 노블리스 오블리스를 실천하는 이 시대 물질의 소통을 생각하며, (166-167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