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섭, <언컨텍트>, 퍼블리온, 2020
언컨택트(Uncontact)는
비접촉, 비대면, 즉 사람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거나 접촉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사람에겐 사람과의 연결과 접촉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를 부정하는 것이 바로 언컨택트다. 언컨텍트는 '불안하고 편리한' 시대에 우리가 가진 욕망이자, 미래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메가트렌드다.(p.7)
시대가 바뀌어 이제 침묵도 서비스가 되고 있다. 여기서도 핵심은 침묵이 아니라 언컨택트다. 그동안 인간관계든, 사회적 관계든, 비즈니스든 대면을 통한 관계가 주축을 이루는 방식이었다. 비대면은 극히 일부였을 뿐이다. 이것을 바꾸는 건 단지 두 가지를 물리적으로 뒤집는 게 아니라, 비대면을 통해서 인간관계, 사회적 관계, 비즈니스를 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도록 만드는 것이다. 타인과의 대면과 접촉을 피할 수 있고 줄일 수 있다면, 피하고 줄이는 게 언컨택트다. 무조건적인 단절이 아니라, 피하고 줄여도 아무런 지장이 없도록 만드는 것이 언컨택트 기술이자 서비스의 방향이다.(p.86)
우린 자신이 가상공간에서 쇼핑하는지 현실 공간에서 쇼핑하는지, 직접 입어봤는지 아닌지를 구분하기도 어려울 정도로 가짜가 만든 진짜 같은 현실 속에서 쇼핑할 것이다. 밀레니얼뿐 아니라 기성세대들도 언컨택트와 증강현실 소비에 익숙해지고 있고, 향후 Z세대는 더할 것이다.(p.177)
진짜냐 가짜냐의 의미가 사라지는데, 대면이냐 비대면이냐는 더 이상 중요하지 않게 된다. 모든 기술은 언컨택트로 통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시공간의 제약을 넘어서서 더 원활하고 효율적인 컨택트를 위해 우린 기술적으로 구현하는 언컨택트를 받아들이려는 것이다.(p.179)
그동안의 역사가 오프라인에서의 연결과 교류를 극대화시키는 방향으로 인류를 진화시켜왔다면, 이젠 온라인에서의 연결과 교류를 오프라인과 병행시키는 방향으로 진화되고 있다. 언컨택트는 단절이 아니라 컨택트 시대의 진화인 것이다. 우리가 더 안전하고, 더 편리하고 더 효율적으로 연결되기 위해서 사람이 직접 대면하지 않아도 연결과 교류가 되는 언컨택트 기술을 받아들이는 것이다. 결국 언컨택트 사회가 되어도 우리의 공동체는 유효하다. 우리가 사회적 동물이란 것도 유효하다. 다만 사회적 관계를 맺고 교류하고 연결되는 방식에서 비대면. 비접촉이 늘어나고, 사람 대신 로봇이나 IT 기술이 사람의 자리를 일부 채울 수 있다.(p.26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