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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옥돌의 책 글 여행 May 25. 2023

정영욱 [신간 에세이]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정영욱, (주)부크럼, 2023



상처의 깊이만큼 견디며 나아갔을
너를 생각하면 눈물겹다.
그 어떤 기적보다 기적 같다.
눈물겹게 거대한 감정을 견뎌 낸
당신이, 자랑스럽다.



삶에, 사랑에 상처받지 않고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 그럴 땐 백 마디 말보다 공감과 위로의 문장이 치유해주기도 한다. 독보적 베스트셀러 에세이로 수많은 독자의 가슴을 위안으로 적셔 온 정영욱 작가가 신간 에세이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책을 출간했다. 잔잔하고 단단한 위로를 건네는 정영욱 작가는  책 속에서 '만 글자의 조언보다 알아, 이 한마디에 펑펑 울어 버린 어린 나의 초라한 젊음을 떠올리며 청초한 삶과 비루한 너의 하루는 일상의 말들에게서 살아 낼 수 있음을 믿는다'는 따뜻한 마음을 전한다. 



저자 정영욱은 1992년 충남 천안에서 태어났다. 대학 시절 '우주먼지' '슬픔에 견줄만한 슬픔' 등 독립출판물을 출판했고 편집자로서 약 80권가량의 독립출판물 편집을 담당했다. 이 경력을 토대로 부크럼 출판사를 설립해 출판사와 여러 문화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2017년 에세이 <편지할게요>로 정식 데뷔했으며, 대표작으로 <잘했고 잘하고 있고 잘 될 것이다> <참 애썼다 그것으로 되었다> <나를 사랑하는 연습> 등이 있다. 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아 50만 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2020년 교보문고 올해의 문장, 21세기를 위한 10권의 도서 선정 등 다양한 활동을 하는 에세이스트다.



아물지 않는다 지나가지도 않는다


난 긴 시간을 인내한다고 그 상처가 아문다거나 힘듦이 지나간다거나 하는 말들을  믿지 않는다. 여전히 나를 베어 버린 말과 행동들은 내 맘을 갈라놓을 것이며, 그 힘듦, 그대로 힘들 것이다. 그러나 믿는 것이 있다면 그 숱한 부정들을 인고한 시간만큼 나는 단단해지고 나아가게 된다는 것이다. 아물지 않지만, 그 상처가 별거 아니게 되는 만큼 내 마음이 크고 넓어지는 거라. 지나가지 않지만, 한 걸음 두 걸음 성큼성큼 지나치는 거라, 믿는다. 시간이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며, 부정의 순간이 나를 비껴간 것도 아니라고. 내가 견뎌 낸 거라, 그리고 버텨 낸 거라.
다 말하지 않아도 내 당신의 힘듦을 안다. 그렇게 믿고 꾸준히 나아만 가셔라.(p.14)



잊지 말라


잊지 말라. 거기 죽어있는 건초도 언젠가는 초록이었다. 누군가는 삶을 다해 곧 저물어 가는 단풍이 가장 화려한 시기이다. 너, 거기 피었던 꽃임을 안다. 그리고 곧 맺게 될 열매임을 안다. 속절없이 흐르는 시간이 말한다. 곧 저물어 갈 낙화임을 알고 있어야 한다고. 뿌리 내릴 씨앗임을 기억하며 살아야 한다고. (...)
잊지 말고 알고 알아야 한다. 영원한 것 하나 없이, 그럴 때만이 있는 것임을. 젊음도 한때이며, 무너짐도 한때이며 찬란함도 한때이며 인고의 시간도 한때임을. 다시, 잊지 말라. 영원히 무너지지도 찬란하지도 않을 것임을.(p.172-173)



신간 에세이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는 상처가 나아 완전히 아물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응원을 건네는 책이다. 그는 이 책에서 일상의 파편을 작가 특유의 서정과 솔직한 문체로 그려 내어 많은 이들에게 공감을 준다.  '다 말하지 않아도 내 당신의 힘듦을 안다.', '무너짐도 한때이며 찬란함도 한때이며 인고의 시간도 한때임을.' 이처럼 그가 건네는 문장은 잔잔하게 그러나 단단하게 상처받은 마음을 어루만진다. 누구나 절절하게 공감할 수 있는 글들로 공감과 치유를 이끌어내며 우울, 공허, 상실감 등을 극복해 나가길 응원한다. 어제보다 조금은 더 단단해진 마음으로 하루를 시작하고 싶은 분들께 이 책을 추천한다.



이 책은 (주)부크럼 출판사로부터 협찬을 받아 읽고 직접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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