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현우, <쇳밥일지>, 문학동네, 2022
일터에서 푼돈에 매몰당한 청춘이 타인에겐 낭만과 자기 성찰의 시기였다. 비교는 일상에서부터 치고 들어왔다. 특히 야간에 잔업 마치고 퇴근길이 고비. 버스 정류장을 지나면 전공 책 안고 시시덕대는 동갑내기들의 모습이 보였다. 대학생이 아니면 스무 살의 자격이 없는 것처럼 느껴졌다. 친구들과 만나도 대화가 어긋나는 걸 느낀다. 여가가 거의 없는 삶이라 드라마나 영화 이야기에 끼지 못했다. 무엇보다 동갑들이 호소하는 '힘듦'의 기준에 도무지 공감이 가질 않았다.(240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