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즐거움을 알기엔 어린 나이지만, 자기 전 무심코 틀어놓은 시트콤에서 나온 말이다.
"인생의 즐거움은 추억이 반이라던데, 지금의 이 순간도 내일이면 즐거움으로 기억되겠지."
그 말을 품은 채, 놀랐지만, 무서웠지만, 침착해졌고, 난 잠이 들었다.
아침에 눈을 뜨니 뒤죽박죽이 되어버린 그 말을 다시금 내 머릿속으로 열심히 정리했다.
'인생 뭐였지?' '즐거움이 반?' 혼자 중얼 거리다가 간신히 어제의 그 문장을 또렷이 기억해냈다.
기억하고 곱씹기를 반복했다.
지금 내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이 순간은 내일의 어제가 되어서 즐거움이 될 수 있을까.
꼭 즐거움이 되지 않아도 좋은 기억으로 남아있을까.
내가 지금 일하는 곳은 유럽. 누군가에게는 아니 그 누구든지 꿈만 같은 곳이다.
나는 그런 사람들과 살 비비며 여행하고 웃고 슬퍼한다.
나는 내가 간신히 조각 맞춘 이 말을 다시금 내 일에 적용해보니 참 내가 한심스럽다.
그들에게는 평생을 기다려온 그 날이고 다시는 없을 수 있는 오늘이지만 나는 늘 내일만 바라고 있는 내 모습이.
나도 그들과 함께 여행하고 웃고 슬퍼하며 내일의 어제가 아련하고 즐겁길 바라본다.
늘 듣던 말 중 "매일매일 나오면 지겨우시겠어요" 란 말에
난 늘 대답한다 " 좋아하는 식당에 가족이랑 갈 때, 친구랑 갈 때, 연인이랑 갈 때 다 다르잖아요. 난 또 새로운 곳에 와 있는 것 같은데요?"라는 멋진 말을 내뱉었고 반복하고 있다.
이 말이 거짓말이 되어가질 않길 간절히 바라며
어제보다 오늘 더 열심히 하고 내일의 어제가 후회 없길 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