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해서 흥에 더 취했던 그때 그 순간
난 누군가와 함께하는 여행을 선호한다. 함께 한 사람 덕분에 여행지에서의 좋았던 순간 느꼈던 흥이 배가 된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다. 또한 내가 느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그때 그 순간의 감정들을 제일 잘 알고 공감해줄 이 역시 당시 함께한 사람이다. 그때 마카오에 만약 혼자였다면 난 춤까진 추진 못했을 것이다. 그때 함께 흥을 나누고 즐긴 여행메이트가 있었다는 건 내게 있어 마카오 여행이 완벽할 수 밖에 있었던 이유였다.
2019년 찾아간 마카오는 옆 도시 홍콩보다 화려했다. 라스베가스처럼 집결된 호텔들이 저마다의 개성으로 각기 다른 분위기를 내뿜고 있었다. 그 중 윈팰리스 호텔은 노래에 맞춰 펼쳐지는 거대한 분수쇼를 볼 수 있어 가장 인상이 깊었던 곳이다. 분수가 펼쳐질 호수 위론 곤돌라가 다니고 뒤론 아름답게 노란 불빛들이 켜진 윈팰리스 호텔의 모습은 분수쇼가 더욱더 화려하게 보이게끔 한다. 이러한 윈펠리스 호텔의 전경에 나와 나의 여행메이트 하지는 정말 넋을 놓고 분수쇼와 윈팰리스호텔을 바라보곤 했다.
20분 정도의 간격으로 시작되는 윈팰리스 호텔의 분수쇼는 노래의 멜로디에 따라 건물 10층 높이 정도까지 높게 치솟기도 했다가 다양하게 분수 줄기들이 강약을 조절함과 동시에 리듬을 타며 지루할 틈 없이 진행된다. 노래는 비욘세의 <Single Ladies>, 타이타닉 주제곡 <My Heart Will Go On>와 같이 대중이 알만한 팝송, 영화 ost들로 주로 선곡이 되다보니 국적 불문하고 함께 여러 사람들과 분수쇼를 즐길 수 있었던 것 같다.
분수쇼가 한차례 끝나고 난 후 케이티 페리의 <Roar>이 울려 퍼졌을 때 우린 흥이 최고점으로 올라 넘쳐 콘서트에 온 듯 손을 흔들고 어깨춤을 추고 말았다. ‘Dancing through the fire.’이란 가사에선 분수쇼의 조명이 빨간색으로 바뀌어 가사처럼 우린 마치 불 속에서 춤을 추는 전사가 된 것 같았다. 이후 이번 마카오 여행의 배경음악이 될 정도로 강렬하게 뇌리에 자리잡혀버린 케이티 페리의 <Roar>을 들을 때마다 하지와 함께 불 속에서 춤을 추는 전사가 되었던 그때 그 순간이 생각난다.
낯선 곳이지만 흥이 폭팔해 춤까지 출 수 있었던 건 나의 여행메이트와 함께여서였다. 그때 그 순간을 함께 기억하며 추억을 언제든 꺼내 이야기 할 수 있는 여행메이트가 있음에 감사하다.
너와 함께해서 더 흥이 났었어. 정말 고마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