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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아 Oct 27. 2024

여행이란 ‘새로운 설렘’

여행이란 ‘새로운 설렘’

여행은 늘 새롭다. 여행이 늘 새로운 이유는 여행을 통해 새로운 인연을 만나기도 하고, 미처 몰랐던 사실을 알기도 하는 등 매번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래서 여행은 하면 할수록 견문이 넓어지고, 깊어지는 것 같다.


2020년 하반기에 특히 나는 회사와 집으로 반복되는 일상과 점점 심해지는 코로나 상황에 지쳐있었다. 그러던 와중 10월 25일에 떠난 강원도 영월은 ‘새로운 설렘’이자 ‘일상 속 환기’였다. 마음이 잘 맞는 두 친구와 함께 기차를 타고 도착한 영월역은 한옥으로 지어져서 그런지 기찻길 옆 피어난 꽃들과 함께 어우러져 고즈넉한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참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기와지붕 아래 세로로 적힌 ‘영월’이란 글자마저 완벽하다고 생각이 들 정도로 영월역이 풍기는 아우라는 그만큼 나에게 강렬했다.


우리가 강원도 영월에서 머무르는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별투어를 운영하고 있었다. 별투어에 갈 예정이었던 우린 동강을 보러 다녀오기도 하고, 다슬기 해장국을 먹으면서 밤이 깊어지기만을 기다렸다. 바야흐로 밤 11시 정도가 되자, 우린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조언에 따라 양말 위아래로 핫팩을 장착하고 별투어를 떠날 준비를 마쳤다. 그렇게 우릴 태운 차는 컴컴한 산속을 계속 올랐다. 밤하늘의 별을 좀 더 잘 보기 위해 핸드폰 불빛도 최대한 멀리했다.


20여분을 올랐을까. 어느덧 목적지로 보이는 곳에 멈춰선 차의 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 바라본 풍경은 정말 장관이었다. 날씨가 맑았던 탓인지 별들이 정말 내 눈으로 쏟아질 듯 했다. 지금까지 내가 태어나 바라본 밤하늘 중에 가장 별이 많은 하늘이었다. 이러한 밤하늘과 더불어 정말 좋았던 건 게스트하우스 사장님의 정성 어린 설명이었다. 마치 전시를 보러와 큐레이터에게 직접 작품 설명을 듣는 거처럼. 들을수록 더 밤하늘에 몰입이 되었다.


사장님의 설명 중에서도 내 머리 위로 지금 이 시기에 가장 밝게 보이는 별이 화성이라는 것도 정말 신기했는데, 달도 해처럼 진다는 사실이 제일 놀라웠다. 달이 점차 내려감에 따라 밤하늘도 남색에서 짙은 보랏빛이 섞인 색으로 더 어두워져 갔다. 확실히 달이 지고 난 후의 하늘에서 은하수가 더 잘 보였다. 별투어 마지막에 이르러선 다같이 돗자리 위에 누워 별똥별이 떨어지길 기다렸다. 이때 다른 사람이 “떨어졌다.”고 말했을 때는 이미 떨어진 이후이기 때문에 혼자 힘으로 눈을 부릅뜨고 기다리는 편이 낫다. 이렇듯 별똥별은 찰나의 속도로 떨어지기 때문에 소원도 미리 되뇌었었다. 정말 황홀한 밤이었다.


만약 내가 이번 여행을 오지 않았더라면, 나는 영월역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다슬기 해장국과 함께 마신 동강 막걸리가 얼마나 맛있었는지, 달도 해처럼 진다는 것도 몰랐을 것이다. 이렇게 여행을 오면 새롭게 깨닫는 것들이 너무 많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지쳤다면, 여행을 떠나보는 걸 추천한다. 겹겹이 쌓이는 여행 속에서 만난 새로움이 다시금 열심히 살아가게 할 에너지를 주니까 말이다. ‘여행’이란 단어 자체에서 풍기는 새로운 설렘이 난 너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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