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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눗씨 Oct 22. 2024

프롤로그

어쩌다 '방송 작가'

4년제 국어국문학과를 졸업 후, 몽골국립대학교 한국어학과에 원어민 강사로 2년 동안 가게 되었다. 외로움에 밤마다 울며 짐을 쌌다 풀었다 하니 어느새 2년이 다가왔다.

계약 기간이 끝나가고 한국으로 돌아가야 하는데, 앞으로 무슨 일을 하며 살아야 할지 너무 불안했다. 그때 TV를 보다 나도 저 정도는 쓸 수 있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직접 써보지 않은 자의 자만이었다.) 몽골에서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학과대학원과 다큐멘터리를 제작하는 방송 제작사에 이력서와 자기소개서를 보내고 한국으로 돌아왔다. 대학원 시험과 면접, 방송작가 면접까지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고, 어쩌다 보니 두 개 모두 합격했다. 대학원은 학창시절부터 꿈꾸던 학교에 존경하는 교수님께서 조교까지 시켜주신다고 하셨다. 정말 가고 싶었지만 가장 큰, 돈 문제가 있었다.

나는 방송작가를 선택했다. 그런데 방송 경력도 아카데미 수강 이력도 없는 내가 왜 뽑혔는지 이해가 안갔다. 후에 대표님께왜 나를 뽑았는지여쭤봤다. 대표님은 지금까지 대학 성적표를 낸 사람은 내가 처음이었다고 말씀하셨다. 그렇게 나는 국어를 사랑해 국어 공부만 열심히 해서 얻은 대학 성적표로 방송 바닥에 성큼 들어갔다. 그리고 방송 바닥은 외로움에 몸부림쳤던 몽골 생활은 비교도 안될 정도로 처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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