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초와 우상> 전원책
2017년 1월 2일 JTBC에서 신년특집 토론의 자리를 만들었다. 유승민 의원과 이재명 성남시장과 <썰전>의 두 패널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가 토론회에 나왔다. 나는 썰전 애청자로 전원책 변호사와 유시민 작가를 너무 너무 사랑한다. 그와 더불어 합리적 보수의 유승민 의원과 사이다 발언의 이재명 성남 시장이 나와서 많은 기대를 했었다. 토론회를 시청하던 도중 전원책 변호사와 이재명 성남 시장 사이에서 문제가 터졌다. 토론회를 시청하면서 느꼈지만 전원책 변호사는 이재명 성남 시장을 뭔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 같다. 둘 사이에서 설전이 벌어지고 도리어 전원책 변호사는 단두대 정신이 나타나 이재명 성남 시장에게 분노를 퍼붓기 시작했다. 나는 전원책 변호사를 <썰전>을 통해 좋아하지만 토론회에서 토론 자세는 많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입에 거품을 물며 분노를 하는 전원책 변호사의 모습은 어쩌면 이재명 성남 시장이 포퓰리스트라고 생각했던 것 같다. 비록, 전원책 변호사가 토론 자세에서 문제가 되었지만 그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그가 바라보는 민주주의가 무엇인지 말이다. 왜 그렇게 이재명 시장을 경계했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그의 책 <잡초와 우상>을 집어 들었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점은 <썰전>을 열심히 본 사람이라면 글자를 읽다보면 전원책 변호사의 목소리가 들린다. 특히, '예컨데'라는 단어를 대화 중에 많이 사용하는 전원책 변호사는 책에서도 자주 사용한다. 그래서 목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책에 내용은 각각의 챕터로 나위어져 있지만 전에 있던 이야기들이 많이 반복이 된다.
여기서 우리는 민주주의가 살아남기 위해서는 너무 많은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 중에는 현명하고 정직한 통치자에 관한 조건도 있지만, 대중이 민주주의를 충분히 이해하면서 타인에 대해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숙련된 민주주의자여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된다. 무엇보다도 대중이 공동체적 어젠다에 대한 논의에 참여할 정도의 지적 수준에 이르러야 한다. 그런데 이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민주주의가 반드시 중우정치로 이행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잡초와 우상 전원책 부래 p402)
<잡초와 우상>이라는 제목에 관하여!
처음에 제목이 낯설었다. 그런데 전원책 변호사가 시인이라는 것을 감안하면 비유적인 의미다. 책을 전체적으로 다 읽고 보면 제목 부터가 돌직구다. 잡초라는 것은 우매한 대중을 의미하는 것이고 우상은 정치인들이다. 즉, 수많은 잡초인 대중은 자신들이 민주주의라는 시스템에 취해서 이미지 정치를 하는 정치인들에게 속아 넘어간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 같다. 제목처럼 내용도 나와 같은 대중에게 독설을 퍼붓는다. 책의 첫 부분은 국가의 3요소 영토, 국민, 주권을 설명하며 국가의 권위에 대해서 설명을 한다. 국가의 권위 또한 세 가지 요소로 나뉜다. 첫번째는 합법적 폭력을 행할 수 있는 폭력성, 국가를 내부적으로 국가답게 만드는 헌법 마지막으로 다른 국가들에 승인을 받는 명예라고 설명을 한다. <잡초와 우상>에서는 민주주의를 인민이 스스로 통치하는 체제라고 설정을 한다. 즉, 자기와 동등한 동료 시만들의 결정에 승복을 전제로 한다고 한다. 하지만 전원책 변호사는 이를 반대로 뒤집어 버린다. 그는 지금 한국이나 외국에서 구현되는 민주주의 대부분이 민주주의의 본질을 벗어난다고 보았다. 그는 실제로 민주주의 많은 인민들이 통치자의 지배에 대한 복종을 한다고 보았다. 그는 민주주의 자체를 부정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민주주의가 완벽한 체제는 아니고 민주주의가 나타났을 때부터 결함을 가지고 탄생했다고 지적을 한다.
인민이 이상이 되는 사회는 이상일 뿐이다.
전원책 변호사는 그의 저서에서 민중이 정치 행위에 참여해서 할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투표라고 한다. 그러하며 민중은 다수결의 원리에 따라 통치자를 뽑는다. 투표를 하고 민중이 정치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는 없는 것이다. 이런 논리를 통해서 저자는 민주주의라는 체제가 다수의 우매한 대중에 의해서 다수의 폭정이 일어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 우리가 놓이기 쉬운 점이지만 우리는 당연하게 다수의 표를 받은 것이 정의나 맞다고 생각할 때가 많다. 소크라테스가 독배를 들 때, 우민한 시민들이 소크라테스를 죽음으로 내몰았다. 그래서 악법도 법이라는 이갸기가 나왔는데, 이 말은 민주주의의 보이지 않는 특성을 잘 보여준다. 민주주의라는 것은 다수제의 원칙에 따라 결정이 되는 체제이기 때문에 악한 생각이나 제도 혹은 통치자가 들어서도 그것을 지지한 사람들은 그것을 정의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이다. <잡초와 우상>에서 계속 이야기가 나오지만 첫번째 비판 대상은 우매한 대중에게 독설이 가해진다. 아무리 대중이 전문 지식이 있더라도 모든 정책에 대해서 다룰 수 있는 능력이 없으며, 요즘 같은 바쁜 삶 속에서 정책을 하나 하나 뜯어 볼 수도 없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정책을 뜯어 본다고 돈을 주거나 인정해주는 사람도 없기 때문이다. 그와 더불어 대중의 무게는 가벼워 지기 시작했다. 대중은 수많은 정리된 정보들을 받아 본다. 정보가 단순화 되고, 정치인들의 사이다 발언을 들으면서 그를 종교시 한다고 독설을 가한다. 즉, 전원책 변호사가 생각하는 대중은 사회 시스템적으로나 개인적으로 우매한 대중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을 상정한 것이다.
우상은 어떻게 만들어 지는가?
많은 정치인들이 있다. 우리는 토표소에 가고 정치인들을 뽑지만 그들은 선거철에만 밖으로 나오지 당선이 되면 거리에서 사람들에게 인사하는 모습을 본적이 없다. 하지만 대한민국에는 수많은 우상들이 존재한다. 그 우상들은 바로 정치인들이다. 정치인이 만들어지는 것은 수많은 미디어를 통해서이다. 정치인들은 미디어를 통해 자신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 사실, 확실한 정책이나 해법을 내놓는 정치인을 만나기란 쉽지가 않다. 정책이라는 것은 이익집단이 나뉘기 때문이다. 가령, 지하철이 지금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데 어르신 분들에게 요금을 공짜로 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젊은 이들은 어른신들에게 요금을 받자고 하면 그것은 씨알도 먹히지 않는다. 왜냐하면 어르신 집단은 투표에서 다수를 차지한다. 즉, 정치인의 입장에서 투표를 상대적으로 적게하는 젊은 층보다는 어르신 층이 더 자신의 득표에는 중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의 예에서 보았듯이 정책이라는 것은 한 쪽이 이기면 다른 쪽은 분노를 하게 되고 최악의 경우 표가 떨어져 나갈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우상들은 대중의 감성을 건드린다. 감동적인 장면과 같은 감정선을 건드리면 누구나 그에 동조된다. 그래서 많은 정치인들이 정책보다는 이미지를 파는 것이다. 대중이 또한 우상정치를 하는 정치인에 끌리는 이유가 있다. 그것은 우리가 말하는 사이다 발언을 하는 정치인이다. 사실 이 부분을 읽으면서 전원책 변호사가 미친 개처럼 이재명 시장을 물어 뜯는지를 이해했다. 전원책 변호사가 보기에 대중의 불만이 집중 되는 것을 긁어주고 대중이 답답해 하는 것에 사이다 발언을 하는 것은 많은 대중을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일 수 있는 요소이다. 그러나 대중은 사이다 발언과 좋은 것만을 기억한다. 그러면서 대중은 그런 정치인을 우상으로 숭배하고 혼연일체를 이루게 된다.
그렇다면 우상은 대중을 위한 정치를 하는가?
<잡초와 우상>에서는 우상은 절대로 대중을 위해서 일하지 않고 특정한 소수를 위해 일한다고 꼬집는다. 오바마 대통령의 예를 들면서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에서 최초의 흑인 대통령이다. 전원책 변호사가 보기에 오바마가 대통령이 된 것은 이너서클 (inner circle) 즉 권력 카르텔이 원해서 된 것이라고 한다. 권력 카르텔은 한국으로 치면 재벌, 정치인, 언론이 모여서 자신들이 밀어줄 주자를 밀어준다는 것이다. 이들은 대중의 눈에 보이지 않는다. 이에 대해서 지식인이나 언론들은 비판을 하지도 않으며 오히려 사회 정의에 대해 무관심 할 수 있다는 것이 전원책 변호사의 주장이다. 즉, 논리를 따르다 보면 무지한 대중은 소수의 엘리트 카르텔에 복종하는 것이다. 지금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를 보더라도 박근혜 정부가 해왔던 일들을 보면 이 말이 완전히 미친 소리는 아니라는 것이다. <잡초와 우상>을 간단히 요약을 해보면 민주주의는 이미 결함이 있는 체제이다. 그 체제를 대중이 선호하는 이유는 주권과 독재 정권처럼 폭력을 당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민주주의는 우매한 대중의 폭정 즉 다수의 폭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면서 대중은 우상을 숭배하고 인식하지는 못하지만 종국에는 소수의 권력 카르텔을 섬기게 된다는 것이다. 내가 발췌한 부분은 이 책의 결말이다. 꿈도 희망도 없는 결말이다. 왜냐하면 대중이 아무리 똑똑해지더라도 바꿀수 없다고 하니 말이다.
전원책 변호사가 꿈꾸는 국가는?
책에는 뚜렸하게 어떤 국가를 지지하는지는 나와있지 않다. 다만, 그가 옹호하는 철학자들과 정치체제를 보면 플라톤주의자인 것 같다. 약간, 데카르트처럼 끝없이 회의하는 것 같기도 하다. 철학자가 통치하는 세상, 철저한 이성을 통한 통치자가 나라를 다스릴 수 있다고 생각한 것 같다. 대중은 우매할 수 밖에 없는 존재로 책의 끝을 맺는 것 같으면 그의 생각을 돌려 보면 품행과 도덕 그리고 정의 의식이 있는 통치자가 다스리는 국가를 원하는 것으로 추정이된다. 사실 <잡초와 우상>을 보면서 마음이 편한 것은 아니었다. 불편한 구석도 많았다. 나 또한 전원책 변호사가 까는 우매한 대중 중에 한 명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민주주의의 위기를 잘 조명해준 책이라고 생각한다. 세상에는 모든 것에 빛과 어둠이 있듯이 말이다. 어둠과 빛을 모두 알아야 전체적으로 볼 수 있으니까 말이다. 사실 이 책을 읽으면서 공감가는 부분도 있고 다른 의견도 있었다. <잡초와 우상>은 읽어볼 가치가 있는 책이다. 나는 아무리 대중이 우매하고 우매할 수 밖에 없는 대중일지라도, 그 대중이 사회를 바꾸는 역사적 모습을 내 두 눈으로 보았다. 어쩌면 우리는 전원책 변호사가 말한 새로운 우상을 숭배할 수도 있다. 그러나 속고 세뇌를 당했던 대중은 2016년 대한민국의 시민으로서 광화문 광장에 섰다. 나는 시민들의 힘을 믿는다. 불의한 권력이 등장한다면 그때 또 다시 시민들은 광자장으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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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목차입니다!!!!!!!!!
오늘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어쩌면 어제였나, 나는 모르겠다.
서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12 압구정동 :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중입니다
22 강남대성학원 : 답을 잘 찍는 사람이야말로 승자다
30 N타워 : 나는 죽지만… 너는 살아… 왜냐하면…
38 신촌 : 아프니까 왜 청춘이냐
46 강남역 : 아침에는 영어 학원으로
54 경복궁 : 설현은 안중근 의사를 몰라서 눈물을 흘렸어
61 대학로 : 김제동의 농담
68 한국은행 : IMF 이후 한국에 등장한 근대적 인간들
75 KBS 방송국 : 셀카 찍는 사람들의 고독
83 광화문 교보문고 : 1년에 한권도 읽기 힘든 당신에게
서울 속의 우리에 관하여
94 강남역 : 무차별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102 K-Star Road : 대중들은 아이돌을 고르느라 샤샤샤
109 종로 3가 : 어느 개저씨의 죽음
116 잠실 롯데월드 : 헬리콥터 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24 쉑쉑버거 강남역점 : 힐링사회의 그늘
132 청담동 유흥업소들 : 강남패치와 희생양
140 홍익대학교 : 홍대 앞에 나타난 거대한 일베 조각상
147 서울시립미술관 : 이게 미술이냐
153 선릉역 :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162 광화문 광장 :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을 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174 서울대학교 : 대학은 학문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다
181 구룡마을 :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나라
188 삼성동 한전 부지 :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권리가 있다
195 JTBC 방송국 : 직업으로서의 기자, 소명으로서의 기자
202 여의도 국회 의사당 : 시인이 정치인이 되는 사회
209 여의도 증권가 :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217 서초동 사랑의 교회 : 사랑의 그 무게
225 서초동 대법원 : 나의 위선의 가면이 진실된 가면이 되길
232 신림동 : 국민을 광인이라고 배제시키지 말라
240 서울시청 앞 광장 : 나에겐…… 우리에겐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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