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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May 30. 2017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해보다(4) : 양손잡이 민주주의

<양손잡이 민주주의> 최장집 외


2016년 겨울은 추웠다. 겨울부터 2017년 봄까지를 생각해보면 극적이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가 터지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광화문 광장에 모여 박근혜 대통령에 대해 퇴진을 외쳤다. 박근혜 대통령은 퇴진을 거부했고 국회의원들은 촛불 민심을 못이겨 대통령에 대한 탄핵 소추안을 발휘한다. 그 이후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 정지가 된다. 이때 촛불 집회의 시민들은 계속 집회를 열었다. 그런데, 대통령을 지지하는 태극기 집회 또한 광장에 나오기 시작했다. 2107년 3월 10일 박근혜 대통령은 탄핵되었다. 그리고 4.17일 수많은 대선 후보들이 후보 등록을 하고 대선행보를 시작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을 보며 시민들은 민주주의에 대해 생각하게 되었고 좋은 지도자를 뽑아야 하는 과제를 획득했다. 그렇기 위해서 이번 촛불집회의 본질과 민주주의에 대한 고찰이 필여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의 문제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우선 전체적으로 볼 때 문제는 국가권력이 대통령으로 초집중화 되는 현상과 밀접한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는 구조적 요인이다. 권력 집중화는 정치 체계에 있어 사회, 즉 밑에서부터 올라오는 요구와 열정, 가치들이 투입되는 측면을 약화시킨다. 반면, 법과 정책을 만들고 권력을 행사하는 위로부터의 측면을 강화한다. 요컨대 국가의 공적 기구들에서 만들어 내는 정책과 법, 조치들이 양산되고 또 집행되는 산출의 측면을 확대하고 강화시킨다는 것이다. 이 구조는 기본적으로 민주주의적이라기보다 권위주의적이다. (양손잡이 민주주의, 후마니스트, P.22)


사태가 이렇게 된 것은 당연하게도 '언론'이 집단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지 못했고, '검찰'이 중립적으로 기소권을 행사하지 못했으며, 검찰을 사익 추구의 수단으로 사용했던 '선출된 대통령'이 있었고, 그 대통령의 위법 부당한 행위를 견제하지 못하는 집권당이 존재했으며, 그 집권당을 견제하지 못하는 야당들이 국회를 함께 구성하고 있었고, 그 국회를 구성하는 정당들과 불법 거래의 유인을 가질 수밖에 없는 지배 구조의 재벌 체제가 있었으며, 검찰이 부당한 기소에도 불구하고 독립적인 재판권을 행사하지 못한 사법부가 있었기 때문이다. 즉, 선출된 대통령과 입법부, 사법부, 언론, 정당, 재벌이라는 공적인 제도들간에 수평적 책임성의 원리가 작동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양손잡이 민주주의, 후마니스트, P.159)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의 핵심은 두 가지로 나뉜다. 첫번째는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의 특수한 관계가 한 축을 담당한다. 두번째는 바로 권위주의적 통치방식이다. 이런 권위주의적 통치 방식은 그동안의 정부들에게서 공통적으로 나오는 현상이다. 모든 권한의 강약에 따라 다르기는 하겠지만 모든 권력이 대통령 하나에 모이는 것이 한국 민주주의의 문제였다. 하지만, 여기서 박근혜 대통령의 특수성이 한 몫을 하게 된다. 대통령은 소통을 극도로 싫어하고 독불장군의 모습을 보인다.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불가의 능력과 권위죽의적 체제가 만들어지고 박근혜 정부는 그야말로 왕조 시대의 국가를 탄생시킨다. 여기서 장차관 모두가 대통령의 비사화가 되었다. 여기에 재벌이라는 계급이 박근혜 대통령 수하에 있으며 벌벌 떨게 된다. 그러나 재벌은 정부의 부하이기 보다는 상호공생의 관계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또한 이런 권력에서 '헌법상 명예훼손'이 한 몫을 하게 된다. 정부에 대해 비판적이거나 비밀을 폭로하게 되면 사법권에 심판을 받게 된다. 대통령은 '합법적 폭력'을 행사하는 권력을 자신의 개로 만들어 대한민국의 근본과 헌법을 폭발시켰다. 작게 보면 이번 박근혜 정부의 문제는 권력의 사유화지만 더 시야로 본다면 삼권분립에 입각한 민주주의가 제대로 작동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왜 우리 시민들은 촛불을 들게 되었는가.


결국 촛불 시위의 본질은, 국가권력의 설립 목적에 반해 공권력을 행사함으로써 신의 계약을 위반한 국가권력에 시민들이 저항권을 행사한 것이었다. 주권자 국민이 계약을 위반한 대리인으로부터 자신의 권리를 다시 회수한 것이다. (양손잡이 민주주의, 후마니스트, P.181)


그동안 박정희 시대부터 이어진 권위주의적 패러다임에 따라서 시민들은 시민들이 아닌 신민이었다. 사회에 대해 비판적 의식을 가지면 반공이데올로기를 통해서 표현의 자유를 억압했고, 시민단체와 같은 자율적 결사체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내기가 쉽지 않았다. 왜냐하면 대한민국의 시민단체들 대부분이 정부의 지원을 받지 않고서는 스스로 작동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누구의 감시도 받지 않는 정부는 시민을 위해 일하는 것이 아니라 소수를 위한 국가가 되었던 것이다. 대의민주주의라는 것은 민주주의적인 것과 귀족주의적인 것이 합쳐진 복합체다. 시민들은 민주적 절차에 따라 자신의 대표를 뽑는다. 대표로 선출된 사람들은 우리를 대신해서 나라를 다스린다. 그렇지만 박근혜 정부에서 뽑힌 많은 대표들은 박근혜 정부에 대해 우호적 입장을 보였으며 소수를 위해 일했다. 즉, 대의민주주의의 측면에서 시민과 귀족 사이에서 귀족이라는 소수를 위해 극단으로 간 사건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다. 이렇게 사회가 돌아가다 보니 그동안 사회 내에 잠복해 있던 문제들이 터져나오기 시작했던 것이다. 


<양손잡이 민주주의>에서 최장집 교수의 말을 따르면 '규범으로서의 민주주의와 권위주의의 잘못된 조합'에 대한 분노 때문에 많은 시민들이 광화문으로 걸어 나온 것이다. 이번 촛불집회에서 눈여겨 볼 것은 전 연령층이 거리로 나왔다는 것이고 그것이 가능하게 된 것은 바로 인터넷 매체의 발달이었다. 책에 나오지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시민들의 분노를 자극한 것은 바로 정유라 사건이었다. 정유라의 SNS계정을 통해 '돈도 실력이야'와 같은 경제적 문제와 이대 입학 과정 의혹이 시민들의 분노의 시발점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대한민국에서 양극화 현상과 공정성이 무너진 것은 많은 시민들이 알고 있었지만 그것을 묵인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나마 믿었던 국가가 사유화되었다는 것에 시민들이 들고 일어난 것이다. 이번 촛불 집회에서 집회가 매우 평화적이었는데 이는 최장집 교수의 지적에 따르면 전략적이었다. 촛불집회의 정당성을 확보하고 절차적 민주주의를 따르는 모습을 통해 효율적으로 시위를 했던 것이다.



시민들은 자유주의자가 되어야 한다.


자유주의는 근본적으로 전제정을 부정하는 정치 이념인 것이다. 어쨋든 한국에서는 서구와 같이 이성적 도덕적 판단의 주체로서 개인의 자유를 가치의 중심에 놓는 자유주의의 이념이 발전하지 않았고, 그 전통도 존재하지 않았다. (양손잡이 민주주의, 후마니스트, P.67)


권위주의시기에 구축된 행정 관료 체계의 밖에서 온 개혁적 세력이 관료 체계를 어떻게 다룰 수 있으며 , 어떻게 이들을 통해 자신들의 개혁적 프로그램을 집행하고 실현할 수 있는가이다. 개혁적인 정당에 있어 이 문제는, 엄청난 도던이자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과제가 아닐 수 없다. (양손잡이 민주주의, 후마니스트, P.81)


박근혜 대통령이 탄핵되었고 이제 우리는 새로운 시대를 맞이해야 한다. 여기서 우리는 두 가지를 염두해야 한다. 첫번째는 시민 개개인의 각성과 두번째는 권위적인 조직의 개혁과 공직자적 윤리의 회복이다. 먼저 시민들이 할 것은 능력있는 대표를 뽑는 것이며 이를 제도화시키는 일이다. 그와 더불어 시민의 감시가 중요하다. 그렇기 위해서 시민들은 똑똑해져야 한다. 시민들의 수준이 올라가야 민주주의의 수준이 올라가는 것이다. 좋은 대표를 뽑아야 개혁적 정치를 할 것 아닌가. 그렇기 위해서 대통령 선거는 정말 중요하다. 그동안 우리가 우리의 대표를 뽑을 때 얼마나 이기적으로 뽑았는가. 당연히 민주주의는 자신의 이익을 대변하는 대표자를 뽑는 것이 맞지만 이번 선거는 무너진 민주주의를 다시 세울 수 있는 공익적 선거를 해야할 것이다.


책에서 주장하는 의회 제도에 대해!


사실 이 책의 저자 분들이 의회제 민주주의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은 바로 개헌 문제 논의와 함께 이어진다. 당연히 정치 학자들의 주장이기 때문에 뜻이 있는 것 같지만, 무작정 의회제로 가자는 주장에 대해서는 고개를 갸우뚱 하게 만든다. 시민들의 개헌에 대한 의견을 들어본 결과, 대부분이 개헌을 반대하고 대통령 5년 단임제를 지지하거나, 개헌을 하더라도 4년 중임재를 하자는 의견이 60% 이상이다. 국민들의 생각은 대통령이 그렇게 잘한 것은 없지만 그렇다고 그 권력을 국회의원들에게 넘겨 준다고 하더라도 국회의원들의 능력이 대통령 보다 뛰어나다는 것을 누가 보장할 수 있을까? 하지만, 4년 중임재에 대한 것은 한 번 생각해 볼만 하다. 지금 국회 의원의 임기는 4년이고 대통령의 임기는 5년이다. 사실, 대통령이 일을 하려면 지지당이 임기 초반에 다수를 차지해야 일을 할 수 있다. 사실, 국회와 대통령 임기가 다른 것은 어떻게 되었든 행정부가 일을 하려고 하지만 의회 선거에 눈치를 보게 되기 때문에 국회의원 선거를 위한 제도를 만들고 비용도 많이 드는 등 많은 난점을 가지고 있다. 지금 이 문제에 대해서 개헌이 어떻게 될지 한 번 지켜보는 것도 재밌는 관전 포인트가 될 것이다.



아래는 목차입니다!!!!!!!!!


오늘 대통령이 탄핵되었다. 어쩌면 어제였나, 나는 모르겠다. 

서울 속에서 나를 바라보며 
12 압구정동 : 나는 나 자신을 사랑하는 중입니다 
22 강남대성학원 : 답을 잘 찍는 사람이야말로 승자다 
30 N타워 : 나는 죽지만… 너는 살아… 왜냐하면… 
38 신촌 : 아프니까 왜 청춘이냐 
46 강남역 : 아침에는 영어 학원으로 
54 경복궁 : 설현은 안중근 의사를 몰라서 눈물을 흘렸어 
61 대학로 : 김제동의 농담 
68 한국은행 : IMF 이후 한국에 등장한 근대적 인간들 
75 KBS 방송국 : 셀카 찍는 사람들의 고독 
83 광화문 교보문고 : 1년에 한권도 읽기 힘든 당신에게 

서울 속의 우리에 관하여 
94 강남역 : 무차별 살인 사건을 바라보는 우리의 자세 
102 K-Star Road : 대중들은 아이돌을 고르느라 샤샤샤 
109 종로 3가 : 어느 개저씨의 죽음 
116 잠실 롯데월드 : 헬리콥터 맘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 
124 쉑쉑버거 강남역점 : 힐링사회의 그늘 
132 청담동 유흥업소들 : 강남패치와 희생양 
140 홍익대학교 : 홍대 앞에 나타난 거대한 일베 조각상 
147 서울시립미술관 : 이게 미술이냐 
153 선릉역 : 결국엔 무엇이 남을까 
162 광화문 광장 : 광화문 광장에서 희망을 보다 

서울을 넘어 대한민국을 바라보며 
174 서울대학교 : 대학은 학문하는 사람을 키우는 곳이다 
181 구룡마을 : 인생을 포기하게 만드는 나라 
188 삼성동 한전 부지 : 정부는 국민의 생명을 지킬 권리가 있다 
195 JTBC 방송국 : 직업으로서의 기자, 소명으로서의 기자 
202 여의도 국회 의사당 : 시인이 정치인이 되는 사회 
209 여의도 증권가 : 한국형 블랙프라이데이가 망할 수밖에 없는 이유 
217 서초동 사랑의 교회 : 사랑의 그 무게 
225 서초동 대법원 : 나의 위선의 가면이 진실된 가면이 되길 
232 신림동 : 국민을 광인이라고 배제시키지 말라 
240 서울시청 앞 광장 : 나에겐…… 우리에겐 꿈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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