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르포라이터 도전기> 집필과정
10년 전인가? 나는 소설이 쓰고 싶었다. 어린 마음에 논술 선생님께 이 말을 했었다. 나는 그 사람을 니체 선생님이라고 칭하겠다. 니체 선생님은 까칠했다. 지금도 글 솜씨는 없지만 어릴 때는 정말 글을 못 썼었다. 논술 준비로 만난 니체 선생님에게 나는 심심하면 시비를 걸었다. 선생님과 토론을 했는데 당연히 언제나 깨졌다. 그러던 어느 날, 나는 니체 선생님께 선전포고를 했다. 아무 생각없이 말이다.
"선생님, 나 소설 쓸거에요"
선생님이 깔깔깔 거리면서 이렇게 답했다.
"그래라! 그런데 작가는 말이야, 골방에서 쓰기도 하지만 그 전에 취재를 해야지!, 만약에 편의점에 대해서 쓴다면 편의점을 죽치고 앉아서 지켜보고 편의점 알바도 해봐야해! 그러니까 작가는 쉽지가 않단다."
그런 말을 듣고 나는 당연히 소설가가 되기를 포기했다. 왜냐하면 어린 시절 썼던 미완성 소설을 보면 겉 멋은 있어 보였지만...... 무엇인가 본질이 없고 체험이 없었다. 그래서 그만 두었다. 그리고 시간이 흘러 2016년 5월 나는 르포라이터라는 타이틀을 가지고 글을 쓰고 있다.
글을 쓸 때, 나는 무작정 시작했다.
책을 쓸 때, 두 가지 방법이 있다. 첫번째는 정확하게 청사진을 짓고 계획에 따라 글을 써내려가는 방법이다. 이런 책의 경우는 주제가 트렌드를 잘 타지 않을 것이다. 가령, '예술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집필할 경우 당연히 취재가 들어가지만 대한민국의 상황이나, 급격한 사건의 영향을 덜 받는다. 두번째는 글을 쓰면서 계속 글의 세부 내용을 채워 나가는 방법이다. 내가 쓴 <서울 르포라이터 도전기>는 트렌디하게 쓰기로 마음을 먹었다. 대신 큰 주제는 있었다. 사회 제도 즉 시스템의 문제가 있는데 이를 청년의 시각으로 쓰는 것이었다. 당연히 르포라이팅 기법을 사용하기 때문에 사건을 빨리 빨리 캐치를 해야 한다. 이렇게 글을 쓸 경우 대면하는 문제점은 시간의 문제다. 사건이 시간에 따라 어떤 결과에 이를 경우 원고를 수정해야 하기 때문이다. 여하튼, 나는 무작정 주제를 정해놓고 세부 개요를 잡아두지 않고 무작정 인터뷰를 하러 밖으로 나갔다.
"어떻게든 되겠지!, 그래, 그냥 청년을 인터뷰하는 거다!"
이렇게 마음을 먹고 핸드폰을 켰다. 2016년 내 나이는 28살...... 지금 사회로 진출한 친구들이 많았다. 나는 교회, 학교 그리고 그동안 만났던 사람들에게 무작정 카톡을 날렸다. 책을 쓰는데, 인터뷰를 부탁한다고 하자, 많은 지인들이 내 인터뷰에 응했다. 고마웠다.
한 손에는 노트를 다른 손에는 펜을 들고...
나는 내가 아는 다양한 분야의 친구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그리고 미팅을 잡고 그들을 만나러 갔다. 한 손에는 노트를 들고 다른 손에는 펜을 들고 가는 마음은 가볍지가 않다. 대부분의 미팅은 카페에서 이루어 졌다. 당연히 신세를 졌으니 커피 값은 당연히 작가가 내야 한다. 처음 취재를 갔을 때는 많은 질문지를 가지고 갔다. 질문지에 따라 질문을 했지만 뭔가 너무 인공적이었다. 질문지를 무조건 맹신하면 안 된다. 질문지가 당연히 중요하지만 질문지가 오히려 취재의 잠재성을 제한하는 경우가 있다. 첫번째 인터뷰에서 질문이 말리자 친구에게 이렇게 말했다.
"야, 그냥 인생 뭐 있냐. 질문지 때려 치고 그냥 너의 인생 이야기를 들려 줘! 그리고 그냥 큰 주제는 청년 문제니까, 그 문제와 결부시켜서 이야기해주면 좋겠어"
그러자 대담자는 쉽게 이야기를 꺼낸다. 그때부터 작가는 그의 말을 빠르게 이해하고 필기를 한다. 아무리 잡다한 이야기라도 써놓는다. 작가는 대담자와의 대화를 모두 기록해야 한다. 아무리 하찮은 이야기라도 집에 와서 다시 리뷰를 하다보면 쓸 수 있는 요소로 선택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가는 인터뷰를 하면서 그때 그때에 맞춰 질문을 만들어야 한다. 글을 쓸 때 중요한 것은 최대한 많은 이야기를 적어 두어야 한다. 글 쓸 때, 차라리 재료가 많은 것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재료가 부족하다면 글쓰기는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책을 쓰려면 작가는 많은 것을 소비해야 한다. 커피 값, 시간, 집중력, 에너지...... 나는 글쓰는 것은 노동이라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것 자체는 노동이 아니지만 글의 재료를 모으는 것은 노동이 맞다.
취재를 하다 느낀 것! 은근 잡지식이 늘어난다.
TOEFL 공부를 하다보면 상식이 늘어난다고 한다. 왜냐하면 미국인들이 호기심이 많은 것인지 정말 다양한 부분을 문제로 접한다. 피라미드, 동물의 습성, 벌레의 더드미, 엘리뇨 현상, 열섬 현상, 미국의 헌법 등 정말 다양한 문제를 접하다 보면 상식이 쌓인다고 할 수 있다. 글을 쓰기 전 인터뷰 또한 그렇다. 여기저기 싸돌아 다니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의 속사정을 알게 된다. 내가 모르던 세상을 알게 된다고나 할까......
취재는 내가 경험하지 못한 세상을 경험하게 하는 간접 경험을 하게 된다. 재밌는 이야기부터 충격적인 이야기까지...... 책을 준비하면서 느끼는 것은 잡지식이 늘어난다는 것이다. 썰 풀 능력이 강해지는 것이다. 여하튼, 이래 저래 20-30명 정도를 취재했다. 내 노트는 알아 볼 수 없는 글씨로 채워졌다.
이제,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