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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민성 Apr 01. 2018

<하트시그널>남자는 스펙, 여자는 외모에 열광하는 대중

<하트 시그널>의 두 번째 조항이 골 때려욤!

시그널 하우스의 규칙 : 골때리는 2번 조항^^


1. 매일 저녁 시그널하우스로 귀가한다.

2. 입주 첫날에는 나이와 직업을 공개할 수 없다.

3. 매주 한 사람과 데이트 할 수 있다.

4. 합숙기간동안 이성에게 직접적인 고백은 할 수 없다.

5. 매일 밤 단 한 명의 이성에게 문자를 보낼 수 있다. 단, 발신자는 표시되지 않는다.

6. 입주기간동안 개인연락처를 공유할 수 없다.


매일 재미없던 채널A의 구원투수로 나온 것이 바로 <하트 시그널>이다. 많은 사람들이 하트시그널에 열광을 하는 바람에 나도 한 편을 보았다. 3명의 남자와 3명의 여자들이 나와 서로를 탐색하며 동거 비슷한 것을 하는데 사람들의 마음을 끌기에는 아주 좋은 소재였던 것 같다. 새로운 소재였고, 매우 한국스러운 MSG를 첨가해서 사람들의 사랑을 받을 수 있었던 것 같다. 그런데, 하트 시그널을 사랑하는 대중들의 마음은 이해가 가지만 이는 사실 아다리가 맞지 않는 것 같다. 왜 아다리가 맞지 않는 것은 나중에 설명하고, 그렇다면 <하트 시그널>이라는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마음을 타겟으로 잡고 있는 것을 찾아봐야 겠다. 그것은 시그널 하우스의 규칙을 보면 아주 잘 알 수 있다. 여섯 개의 조항은 중에 중요한 조항은 바로 두 번째 조항이다. 나머지 다섯 조항은 날려 버려도 괜찮다. 두 번째 조항은 '입주 첫날에는 나이와 직업을 공개할 수 없다.'이다. 이를 우리의 단어로 바꾸면 초반에 스펙을 깔 수 없다는 것이다. 이 조항이 골 때리는 이유가 있다. 초반에는 외모와 매너 혹은 대화를 통해 사람을 알아가라는 뜻이다. 하지만, 스펙이 들어가게 되면 그 사람이 어떻게 달라 보일까. 가령, 얼굴은 진짜 못생기고 말도 잘 못하는 사람이 존재하는데, 갑자기 그가 재벌 집 아들이라는 스펙이 들어나게 되면 그 사람이 달라 보일까. 당연히 그럴 것이다. 특히, 남자들의 스펙이 장난 아니다. 직업과 사는 곳이 정말 놀랍고 신비하다. 우리가 여기서 눈여겨 본 2번 조항은 스펙이 압도하는 시대를 우리가 살고 있다는 것이다. 스펙이라는 변수를 투입하기 전과 투입 후가 달라질 것이라는 제작진들의 생각이 깔려 있는 것이다. 스펙은 삶을 살아가면 정말 중요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 우리 사회는 인간의 본질이나 인성 따위는 필요 없고 스펙만 좋으면 된다.  스펙이 모든 가치를 초월하는 것이 바로 <하트 시그널>의 본질이다.


얼굴만 이쁘면 다 되는 것 아니냐?


시그널 하우스의 2번 조항에 많이 영향을 받는 것은 남성 후보들일 것이다. 남성 후보들의 스펙을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여성 후보들은? 까놓고 이야기해서 여성 출연자들의 대부분은 스펙이 상대적으로 남성 출연자들에 비해 후달린다. 하지만, 대부분의 여성 출연자들의 스펙에 공통점이 있다면 대학내일 모델이었거나 미스코리아 경력이 있다. 재밌는 것은 아름다운 여성들이 많이 포진해 있다는 것이다. 아름다운 여성 출연자들은 시그널 하우스 규칙 2번 조항에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게 된다. 이것도 골이 때리는데 남성들의 스펙은 선천적인 측면도 있기는 하지만 후천적인 노력으로 스펙을 쌓을 수 있다. 하지만, 여셩들의 경우 태어난 것은 우리가 선택할 수 없는 것 아닌가. 그리하여 인스타그램을 키면 정말 수없이 많은 여성 인스타그래머들이 얼굴을 고치시고 자신의 몸매를 과시하는 사진들이 즐비하는 것은 우연이 아니다. 인스타그램이나 <하트 시그널>에서 우리가 알 수 있는 것은 우리 사회가 여성들의 스펙보다 외모를 중시한다는 것이다. 그렇다. 우리가 대한민국에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돈도 많아야 하고 직업도 좋아야 하고 부모도 잘 만나야 하고 얼굴도 잘생기고 아름다워야 한다. 그런데, 이런 모습을 볼 때 우리 사회는 참 많이 병들어 있다. 우리는 모든지 외적인 가치만을 사랑하는 사회이다. <하트 시그널>이라는 방송을 제작한 제작진들은 당연히 돈을 벌기 위해서 이 방송을 만들었을 것이다. 그들이 얼마나 많은 연구를 했을까. 그들은 일종의 거울을 만들어 놓은 것이다. 바로 대중이 좋아하는 주제를 가지고 이를 방송으로 만들고 하이퍼리얼리티로 만들어 놓으면 대박이 날 것이라는 생각을 할 것이다. 방송은 대중이 많이 보아야 성공을 한다. 그렇기 때문에 <하트 시그널>은 우리 대중의 거울이다.



<하트 시그널>이라는 우리 사회의 거울


몇 년 전에 서연고 과잠을 가지고 논란이 된 적이 있었다. 과잠에 대학을 세겨 넣는 행위, 혹은 자신의 출신 명문고를 세겨 넣는 행위를 가지고 대중들이 분노를 한 적이 있다. 이런 논란의 요는 바로 스펙보는 사회에 대한 분노였다. 나는 능력이 출중한데 대학이 조금 부족하거나 영어 점수가 부족하다고 나를 채용 안 하냐는 분노와 이는 직결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하트 시그널>에 열광하는 대중의 모습을 볼 때 이 두 현상을 같은 선상에 놓고 생각한다는 것은 매우 아이러니하다. 당연히 건전한 생각을 가진 사람들도 있을테지만 대부분의 대중은 자신에게 있어서 자신을 스펙 없고 사람 그 자체로 봐주길 원한다. 하지만 그 대중이 타인을 바라 볼 때는 외모와 스펙을 본다는 것이다. 이는 매우 이율배반적인 생각이다. 우리는 자신이 평가받을 때는 스펙을 볼 필요 없다고 생각하지만 타인을 바라 볼 때는 철저하게 외모와 스펙을 바라본다. 사람의 연애에서부터 스펙을 보는데 우리는 끝없이 스펙을 쌓아야 한다. 우리는 외모를 보기 때문에 외모에 대한 관리를 계속해야 하며 얼굴을 뜯어 고쳐야 한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법이다. 그렇지만,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에서도 밝혔듯이 사회에서 노력으로 계층 이동을 하는 것은 쉽지가 않다고 진단했다. 즉, 스펙을 쌓는다고 바뀌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금수저를 물고 나와야 스펙도 쌓을 수 있는 것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았을 때, 대중들이 조금이라도 자신들의 이율배반적인 태도를 지각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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